학생과 교사가 중심이 되어 미래학교를 만드는 '인디(InDe) 프로젝트'가 출범했다. 지난해 도서관·공작실 등 특정 영역 위주 소규모 공간혁신 사업을 시작으로 올해부터는 학교단위 대규모 공간혁신 사업이 시작된다.
교육부는 지난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막을 내린 대한민국교육박람회에서 '제1회 학교단위 공간혁신 인디 워크숍'을 개최하고 학교 공간혁신 사업 추진방향을 공유했다.
'인디' 프로젝트는 혁신(Innovation)과 파괴(Destruction)를 합친 용어로, 혁신과 창조적 파괴를 통해 미래학교를 만들어가는 주인공으로서 학생과 교사를 의미한다.
교육부는 인디 프로젝트라는 브랜드로 학교 공간혁신 사업을 전국에 확산할 계획이다. 이날 워크숍은 학교가 중심이 되는 미래학교 구축 시작을 선언하고 학교 공간 혁신 사업의 추진 방향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학생, 교사 200여명이 참여해 그룹별로 나눠 공간혁신을 어떻게 할 것인지 토론했다. 교사가 경험이 있는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 묻고, 학생이 답하는 이색적인 장면도 펼쳐졌다.
사용자가 주도해 학교 공간을 바꾸는 공간혁신 사업은 교육부의 대표적인 역점 사업이다. 지난해에는 지역별 총괄기획가와 퍼실리테이터(촉진자)를 선정하는 등 공간혁신 사업 기반을 다졌다. 영역 위주 소규모 사업을 시범 실시하면서 교육과정과 연계해 학생과 교사가 주도하는 공간혁신 모델을 만들어냈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학교 건물 단위로 공간을 혁신하는 대규모 사업이 시작된다. 올해 6000억원이 투입된다. 앞서 교육부는 50개교를 인디 프로젝트 대상으로 선정했다. 내년에는 올해 선정하는 60개 학교를 대상으로 1조원, 2022년에는 내년 선정하는 70개 학교를 대상으로 1조 4000억원까지 지원규모를 확대한다.
학교 내에 학습공간은 물론 동아리나 스터디모임을 할 수 있는 공용학습공간, 협력공간 등이 구성된다. 교실과 도서관, 실험실 역시 지식 전달 위주보다는 창의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형태로 꾸며진다.
공간을 설계할 때에는 학생과 교사가 직접 참여해 공간을 구성한다. 단순히 의견 수렴이 아니라 예산과 공간의 제약을 따져 민주적으로 공간을 설계하고 운영한다.
이날 워크숍에는 보람고 학생이 학생이 주도한 공간혁신 사례가 발표됐다. '정치와 법' '미술' 등 수업시간을 통해 전교생이 학교 공간을 어떻게 바꾸고 어떤 규칙으로 운영하면서 개선해 갈 것인가를 논의해 안을 만들었다.
35명의 자원자로 구성된 학생 TF가 홍보와 의견 수렴을 맡았다. 촉진자는 세 차례 전교생 워크숍을 거치면서 바로바로 설계안에 의견을 반영했다. 1학년은 교실이 아닌 별도의 자습실을 이용할 수 없었지만 이 공간이 마련되면 교실 외의 학습 공간을 이용해 자습할 수 있다. 블랙보드가 설치된 학습공간에서는 토론과 스터디모임도 할 수 있다. 공사를 마치고 오는 3월이면 학생들은 이 공간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날 인디프로젝트 워크숍에서는 공간혁신을 직접 일궈나갔던 학생들이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유 부총리는 “지금까지 받았던 감사장 중에 잊지 못할 최고의 감사장”이라면서 “학생과 선생님, 전문가의 협력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 감사하고 반갑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