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4분기 어려움 속에서 실적 선방...삼성은 올해 실적 큰 폭 개선 전망

삼성전자와 LG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어려움 속에서도 무난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황 개선 조짐에 힘입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었고, LG전자는 당초 전망치를 밑돌기는 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30.3%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가격 회복과 함께 폴더블 스마트폰 시대의 본격 개화 등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는 반도체 가격 하락 여파로 연간 영업이익이 50% 급감했지만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을 상회, 반등 기대감도 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59조원, 영업이익 7조1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0.46%, 34.26% 감소했다. 매출액은 시장 전망치보다 약 2조원 낮았지만 영업이익은 당초 예상보다 높았다. 반도체 시장이 저점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선 신호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6조610억원, 영업이익은 986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15조7723억원)보다 1.8%, 영업이익은 30.3% 각각 증가했다.

이 같은 4분기 매출은 증권사 전망치(16조5000억원대)에 못 미쳤고, 영업이익(2800억원대)도 예상보다는 크게 낮았다.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은 매출 229조5200억원, 영업이익 27조7100억원이었다. 연간 매출이 230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2018년 대비 영업이익은 52.9% 감소했고, 매출도 5.85% 빠졌다. 갤럭시노트7 리콜 등 악재 영향이 크게 작용한 2016년보다도 영업이익이 적다.

증권가와 전자업계는 결국 반도체 불황이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추정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반도체 초호황기이던 2018년 5월 8달러대까지 치솟은 범용 D램 가격은 지난해 7월 3달러 선이 무너진 데 이어 12월 말에는 2.83달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최대 70% 이상을 담당해 온 DS부문이 D램 가격 하락을 크게 받았다. 데이터센터 투자 재개, PC 교체 수요 발생은 DS 부문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IM사업부 선전이 실적 악화를 막았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주요 고객사의 스마트폰 출시가 마무리된 데다 중국발 저가 액정표시장치(LCD) 물량 공세 영향으로 4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전(CE) 사업부는 프리미엄 생활가전 판매량이 늘면서 이익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는 지난해 급락하던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면서 올해 1분기부터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 지난해의 경우 한 달 새 최대 17%나 떨어진 가격이 최근 보합세를 보이고 있어 조만간 반등세가 있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와 함께 다음 달 미국에서 공개하는 차세대 갤럭시S 시리즈와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이 매출 신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62조3060억원으로 2017년 역대 최고 기록(61조3963억원)을 2년 만에 경신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2조432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이던 2018년(2조7033억원)보다는 10.0% 감소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