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뷰티는 불매...K뷰티는 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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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 위치한 이니스프리 오모테산도 본점에서 일본인 고객들이 K뷰티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산 화장품에 대한 국내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일관계 악화 정세에도 한국산 화장품을 찾는 일본 소비자는 오히려 늘면서 대조를 이뤘다.

8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일본 화장품 수입액은 1억9627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3% 감소했다. 2018년 일본 화장품 수입이 전년 대비 14.4% 증가한 2억5606만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1년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일본산 불매운동 여파가 강하게 작용했다. 특히 대표 소비재인 화장품은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로 SK-Ⅱ·DHC·시세이도·슈에무라 등 국내서 큰 인기를 누리던 일본 화장품 브랜드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

화장품 품목별로 지난해 기초화장품 수입액은 전년 대비 30.7% 줄었다. 대표 스킨케어 브랜드인 SK-Ⅱ와 DHC가 불매운동 대상으로 지목된 영향이다. 피부세척용 유기계면활성제품 역시 시세이도 폼클렌징 수요 감소 여파로 수입액이 33.0% 줄었다. 립스틱 역시 '마뜨 시리즈'로 선풍적 인기를 누렸던 슈에무라 불매영향에 36.2%나 급감하며 하락폭이 컸다.

J뷰티에 대한 관심이 차갑게 식은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 K뷰티 인기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대(對)일본 화장품 수출액은 3억6621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2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일본 전체 수출액(262억5800만달러)이 6.1%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화장품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이는 한국의 메이크업 등 뷰티 한류가 일본 젊은층을 중심으로 굳건히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 메이크업용 제품 수출액은 23.9% 증가했다. 기초화장품도 수출이 16.1% 늘었다.

KOTRA에 따르면 일본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국인 여성은 피부가 하얗고 좋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한국 스킨케어 제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는 추세다. 기초와 색조 화장품 전 부문에 걸쳐 K뷰티 수요가 늘면서 국가별 수출액 비중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4.4%에서 지난해 6.2%로 확대됐다.

K뷰티가 다시 인기를 끌면서 한국 기업들도 일본 사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아모레퍼시픽 에뛰드는 지난해 11월 일본 체험형 점포인 고베마루이점을 오픈했다. 상반기에는 오사카 우메다에점과 시즈오카 파르코점을 각각 리뉴얼했고, 9월에도 도쿄 이케부쿠로 파르코점을 3배 넓혀 재오픈했다.

이니스프리도 2018년 일본 도쿄에 첫 진출한데 이어 지난해 하반기 나고야에 2개점을 잇달아 오픈했다. 에이블씨엔씨 화장품 브랜드 미샤는 수출의 30%가 일본향(向) 매출이다. 최근엔 클리오의 페리페라 등 중소 화장품 브랜드도 일본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화장품산업연구원 기획조사팀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 화장품 수입액이 급감한 것은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분석된다”면서 “여기에 국산 화장품 품질이 크게 개선되면서 기존 일본 제품을 사용했던 국내 소비자들도 국내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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