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퇴행성 뇌질환이나 암, 대사질환 등 각종 질병원인의 단서를 제공하는 핵심물질의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DGIST(총장 국양)는 유성운 뇌·인지과학전공 교수팀이 세포사멸 단백질 분해효소인 '카스페이즈9'이 몸 속 세포의 생존과 항상성을 유지하는 '오토파지(Autophagy)' 조절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오토파지는 세포 내부의 오래된 단백질이나 세포 소기관을 분해해 새로운 영양소로 재활용하고, 해로운 단백질의 제거를 통해 세포를 보호하는 신체 내 필수 기전이다. 암, 뇌질환, 대사질환 등 수많은 질병들이 오토파지의 결핍이나 불균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오토파지 과정은 여러 단계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자가포식소체는 폐기돼야 할 세포 내 물질을 선택적으로 없애기 위해 이중막으로 된 원형 구조를 형성, 분해할 물질을 봉합해 포획하는 과정이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활성화된 '카스페이즈9' 단백질이 없으면 자가포식소체 형성의 마무리 단계에 봉합이 제대로 되지 않아 오토파지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한다는 것을 밝혔다.
또 자가포식소체의 미완성이 미토콘드리아의 활성산소 감소와도 연관이 있음을 추가로 발견했다. '카스페이즈9' 결손 세포들은 오토파지에 필요한 활성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정상적인 자가포식소체가 형성되지 못했다. '카스페이즈9' 결손세포에 소량의 활성산소를 처리해 주자 다시 정상적인 자가포식소체의 형성이 이뤄짐을 확인했다.
유성운 교수는 “복잡한 오토파지 조절경로에 대한 심화 연구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오토파지와 세포 사멸 간의 상호조절 관계에 대한 새로운 연구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