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거침없는 사업 재편…'실적 신기록에 안주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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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도 불구하고 사업 재편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 주목된다. 수익 중심 사업을 강조한 정철동 사장 경영 색깔이 취임 1년이 지나면서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올해 최대 실적 경신이 확실시 된다. 매출은 8조원, 영업이익은 35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2018년(7조9821억원)과 최대 영업이익을 남긴 2014년(3140억원)을 뛰어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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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은 카메라 모듈과 기판소재 사업에서 나왔다.

올 가을 출시된 신형 아이폰이 작년보다 카메라 수가 늘어난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하면서 매출이 커졌다.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광학솔루션사업부의 3분기 누적 매출이 3조1700억원 규모고, 3분기에만 1조6824억원을 벌었다. 카메라 모듈은 애플 신제품 출시에 맞춰 3분기부터 본격 납품된다.

기판소재사업은 '알짜' 역할을 했다. 디스플레이 패널이나 반도체 패키지를 만들 때 사용되는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 포토마스크,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를 만들면서 3분기까지 영업이익 1179억원을 남겼다. 매출은 카메라 모듈 절반도 안 되지만 영업이익은 카메라 모듈(1366억원)과 대등한 수준이다. 기판소재 영업이익률은 사업 부문 중 가장 높은 14%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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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끄는 건 이 같은 실적 호조에도 LG이노텍이 사업 재편에 거침없다는 데 있다.

회사는 올해 강도 높은 사업 조정의 칼을 꺼내 들었다. 스마트폰용 무선충전 사업, 전자가격표시기(ESL) 사업을 정리했고 스마트폰용 메인기판(HDI)도 철수를 결정했다. 또 LG이노텍에 가장 부담이 됐던 발광다이오드(LED)도 TV용 백라이트와 자동차 전장용만 남기고 일반 조명 등은 손을 뗐다.

과감한 변화는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말 LG그룹 인사에서 LG이노텍 CEO가 된 정철동 사장은 수익 중심의 사업 재편을 강조한 바 있다.

정 사장은 최근 발간된 지속가능 보고서에서 “100년, 200년이 지나도 영속할 수 있는 '근본이 강한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수익을 동반한 성장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수익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이를 위해 “주력 사업은 기술 차별화와 일등 품질로 시장 지위를 견고히 하고 비수익 사업은 강도 높은 혁신을 통해 신속히 흑자 전환시키겠다”며 “연구개발(R&D) 혁신으로 고부가가치 신사업을 발굴해 키워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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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동 LG이노텍 CEO

LG이노텍은 새해가 더 기대되고 있다. 주력 사업 성장에, 비수익사업 정리 효과가 더해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카메라 모듈은 현재 멀티 카메라 추세에 3차원(D) 센싱을 위한 TOF 모듈 공급이 추가돼 실적 증가가 예상되고 기판소재 사업 역시 HDI 사업 철수로 이익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관건은 전장부품이다. 자동차에 탑재되는 모터, 센서, 차량통신모듈 등을 만드는 전장부품 사업은 올해 매출 1조원이 예상될 정도로 규모가 커졌지만 아직 적자다. LG이노텍이 올해 과감한 변화를 추진했던 것처럼 전장부품에서도 선순환 진입을 앞당겨 본격적인 성장동력으로 육성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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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연구원이 포토마스크를 검사하고 있는 모습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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