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혁신의 리스크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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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소 기자

“타다의 가장 큰 리스크는 이재웅이다.”

최근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일명 '타다 금지법'을 두고 한 스타트업 대표가 한 말이다. 이재웅 쏘카 대표가 연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회와 정부에 날선 비판을 쏟아내는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입법부와 행정부에 밉보여 좋을 것이 없다는 자조가 섞여 있다.

시작 1년을 갓 넘은 타다는 한국 사회에 많은 화두를 던졌다. 새로운 서비스 출현을 받아들이는 우리 자세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타다는 11~15인승 승합차에 기사를 알선할 수 있다는 법에 따라 영업을 시작했다. 이용객이 늘자 택시가 반발했다. 국회는 최근 법을 고쳐 11~15인승 승합차는 관광객에 한해 6시간 이상 또는 공항·항만 출발·도착 시 탑승권을 확인한 후에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타다 같은 플랫폼 운수 사업자는 규모에 따른 기여금을 내고 면허를 받을 것을 규정했다. 검찰은 타다를 기소했다.

최근 벌어진 모빌리티 서비스 논란에서 국회와 정부가 무게를 둔 것은 기존 택시 산업에 끼칠 피해 최소화이다. 소홀히 한 것은 택시 노동자 권익과 이용자 편의다. 종사자와 이용자의 선택 폭은 여전히 좁다. 타다는 상당한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면 곧 사업을 접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승자는 분명하다. 택시회사 경영자다.

한국 모빌리티 산업은 카카오와 우버 등 국내외 대형회사 경쟁으로 재편될 것이다. 이들은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기존 택시 산업 대체를 준비할 것이다. '쩐의 전쟁'에서 스타트업이 설 자리는 없다.

승차공유를 기반으로 한 모빌리티 서비스 갈등이 한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미국, 유럽, 아시아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우리는 갈등을 중재하는 것이 아니라 한쪽을 윽박지르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와 국회는 급기야 '타다 금지법'이 혁신과 상생안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이 법 개정 이유의 하나로 꼽는 기사자격 검증과 의무교육은 '타다'를 금지하지 않아도 가능한 것이다. 좌고우면하지 않아 안티를 피할 수 없는 이재웅 대표 개인을 공격하는 모습도 보인다. “자신만 혁신가라고 착각”한다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타다에 택시와의 상생 방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쯤 되면 선거를 앞두고 이익단체에 휘둘리는 국회는 차치하고라도 정부의 역할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혁신의 도우미인가 특정 세력의 대변인인가.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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