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우주 선진국 전유물로 여겨지는 소행성 탐사에 도전한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와 한국천문연구원 등 우주 관련 연구기관이 힘을 합쳐 심우주 소행성 탐사 연구를 기획, 우주 탐사에 첫발을 내디딘다는 계획이다. 아직은 기초연구 단계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 우주 개발 역사에 큰 획을 그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와 천문연이 기획하는 '심우주 소행성탐사 협력연구'는 정지궤도 밖 심우주에 위성을 보내 소행성을 탐사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거대 목표여서 먼저 두 기관이 힘을 합쳐 기초연구를 한 뒤 우주발사체를 개발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과도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소행성은 태양계 초기 상태를 보존하고 있는 우주 연구의 보고다. 도전 난도가 높지만 이를 탐사하면 우주 탄생의 비밀을 밝힐 수 있다. 현재 미국과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만 탐사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준비하는 도전 과제를 성공하면 우리나라도 단번에 우주 강국 반열에 오를 수 있게 된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와 천문연은 올해 초부터 논의를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부터 실무자 워킹그룹 회의를 시작했다. 현재 개략적인 연구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우선은 인공위성연구소가 소행성으로 향할 위성체 개발을 담당하고 천문연은 고성능 카메라 탑재체를 비롯해 탐사 임무에 필요한 임무 탑재체 분야를 담당하는 것으로 역할을 논의하고 있다.
인공위성연구소가 직접 개발해 성능을 입증한 '차세대 소형위성' 시스템을 근간으로 여기에 추력계를 더해 위성체 기동을 가능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두 기관은 이르면 내년 초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도출하고, 이를 토대로 정부를 설득해 정식 과제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권세진 KAIST 인공위성연구소장은 “소행성 탐사는 매우 도전적인 임무로, 성과 창출까지 충분한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당장 성과를 내는 것이 어려운 과제여서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준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형목 천문연 원장은 “우주 연구기관이 힘을 합쳐 큰 목표를 달성하자는 취지에서 인공위성연구소와 함께 소행성 탐사를 준비하게 됐다”면서 “그동안 많은 노력을 했고, 앞으로도 성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