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상장 진입요건을 미래 성장성 중심으로 개편한다. 코스닥시장 진입요건 체계를 미래 성장가치에 대한 평가 중심으로 단순화한다. 또 자율주행차, 스마트공장, 신재생에너지 등 기업이 적시에 코스피 상장할 수 있도록 진입요건 기준을 정비할 예정이다.
10일 한국거래소는 기자 간담회에서 '2020년 주요 추진사업'을 발표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은 “현재 복잡하게 세분화되어 있는 코스닥시장 진입요건 체계를 미래 성장가치에 대한 평가 중심으로 단순화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상장주관사의 기업실사 충실도 제고 및 부실 위험기업에 대한 사전 예고기능 강화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자율주행차, 스마트공장, 신재생에너지 등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요한 기업이 코스피시장에 적시에 상장할 수 있도록 진입요건과 질적 심사 기준을 정비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알고리즘 매매의 위험관리 시스템을 도입한다.
정 이사장은 “알고리즘 매매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정의해 매매기법 고도화에 따른 다양한 투자 행태를 수용하고, 알고리즘 매매자에 대한 사전 등록 의무 부과를 검토할 예정”이라면서 “주문오류 등으로 인한 시장혼란 방지를 위해 다양한 위험 관리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상장지수채권(ETN), 주가워런트증권(ELW) 등 상품별로 구분되어 있는 구조화증권 시장을 투자자의 상품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방식으로 바꿀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증권상품의 기초가 되는 지수가 다양하게 산출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이에 연동하는 여러 가지 상품이 상장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기회를 확대하고 최근 증가하고 있는 해외 직접투자 수요를 국내에서 수용할 수 있도록 투자상품 공급의 다각화를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외국인 투자비중이 높은 기업 등을 대상으로 거래소가 영문공시를 위한 번역서비스를 내년부터 제공한다.
현재도 영문공시 제도는 있지만 상장기업들의 영문화 작업 부담으로 실제 영문공시 이행은 국문공시 대비 코스피 3.9%, 코스닥 0.1%에 불과하다.
거래소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보공개 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거래소 내에 ESG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하는 자문위원회다. 환경(E), 사회(S) 관련 정보공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상장법인, 투자자 대상 교육도 제공한다. 지배구조(G)에 관련해서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미준수 사항에 대한 정정요구 등 적극적인 보고서 품질 관리 활동을 이행한다는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장외파생상품 청산잔고 증가에 따른 회원 부담 및 리스크 확대 방지를 위해 거래축약 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겠다”면서 “총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기업사냥형 불공정 거래 및 불법 공매도 등에 대한 감시를 적극적으로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