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등 금융기관은 앞으로 5년 동안 LG화학 이차전지 관련 해외 투자에 50억달러를 지원한다. 또 동반성장펀드를 조성, 중소·중견 협력업체 대상으로 시설·운영자금에 대한 금리우대 등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 이후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육성 강화에 나선 정부가 국책은행 중심으로 기업에 안정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취지다.
9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농협은행은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화학과 '이차전지 산업 육성을 위한 LG화학 산업-금융 협력 프로그램'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은성수 금융위원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방문규 수출입은행 은행장, 이대훈 농협은행장,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반원익 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등 금융권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우선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농협은행은 LG화학의 이차전지 사업 관련 글로벌 생산시설 투자 필요자금 가운데 50억달러를 2024년까지 필요시 신속 지원하기로 했다.
또 산업은행과 LG화학은 각각 900억원, 600억원을 출자해 15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하고 이차전지 중소〃중견 협력업체 대상으로 시설·운영자금에 대한 금리우대를 제공한다.
수출입은행은 2000억원을 투입해 우대 조건으로 이차전지 협력업체에 대출한다. 이들 금융기관과 LG화학은 2차전지 사업 조사 연구에도 협력한다.
협약식에 참석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해외 시설투자 지원을 통해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상생하게 되는 이번 사례는 앞으로 소부장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바람직한 지원 모델로 활용될 것”이라면서 “변화된 글로벌 기업 환경과 이동이 자유로운 '기술'의 속성을 적극 활용하면서 '응형무궁'(새로운 상황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는 뜻)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협약을 체결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차전지 생산 확대와 기술력 제고를 통해 소부장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앞으로도 협력업체들과의 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 9월 출범한 '해외 M&A·투자 공동지원 협의체'에서 비롯됐다. 이 협의체는 그동안 지원 정책이 집중돼 온 연구개발(R&D) 분야에 비해 기업들의 해외 시설투자와 인수합병(M&A)을 위한 체계화한 지원 시스템은 부족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조치다.
기업단체인 대한상의·중소기업중앙회·중견기업연합회와 반도체·자동차·기계·디스플레이·석유화학 등 5개 업종협회, 지원기관인 코트라·소재부품투자기관협의회(KITIA), 금융기관인 산업은행·수출입은행·중소기업은행·농협은행 등 총 14개 기관의 참여로 이뤄졌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