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버스용 와이파이(Wi-Fi)보다 속도가 120배 빠른 차량용 통신시스템 시연에 성공했다. 공공 와이파이를 이용한 통신비 절감, 초연결 시대 구현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명준)은 지난 28일 대전시청 인근에서 시내·고속버스 등 차량용 와이파이 통신시스템을 이용한 시연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현재 버스에서 제공한는 공공와이파이 서비스는 LTE 기술을 이용하는데, 통신용 주파수 중 일부만 와이파이 서비스에 활용해 속도가 20메가비피에스(Mbps) 내외로 다소 느리다.
ETRI 연구진은 22기가헤르츠(㎓) 대역 밀리미터파 주파수를 활용해 버스와 지상 기지국을 연결하는 백홀 통신망 기술을 개발하고, '무빙 네트워크'라고 명명했다.
MN시스템은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신호를 보내는 빔포밍 기술, 여러 개 빔을 제어하고 관리하는 빔스위칭 기술 등 원천기술을 적용했다.
연구진은 개발 기지국 시스템과 차량단말용 시스템을 각각 대전시청 인근 건물 옥상 등 시야각이 잘 나오는 3곳과 차량에 설치해 시연에 활용했다. 대전지방법원 근처 도로를 운행하며 통신성능을 확인하고, 대전시청 앞에서는 비디오 스트리밍을 진행하며 속도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시연 결과 기지국 장치와 차량 단말 간 최대 2.4기가비피에스(Gbps) 전송속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현재 버스 와이파이 속도를 최대 120배까지 높인 전송속도다.
기지국과 차량단말간 거리가 500m일 때에도 최적의 성능을 발휘했다. 500미터 단위로 기지국을 설치한다고 가정할 때 총 100명이 동시에 고품질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연구진은 2022년까지 모든 버스에서 1Gbps 와이파이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김일규 미래이동통신연구본부장은“이번 시연은 22GHz 주파수를 실제 도로환경에서 사용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향후 밀리미터파를 활용한 진정한 5G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