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칼라팍, 고젝 등 아세안 지역 유니콘이 개인과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성장의 지름길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파즈린 라시드 부칼라팍 공동창업자는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스타트업 엑스포, 컴업(ComeUp)'에서 “최고의 기술이란 여러분의 국가와 시장에서 직면한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면서 “시장의 격차를 해소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우선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칼라팍은 인도네시아의 알리바바로 불리는 전자상거래 유니콘이다. 2010년 창업한 부칼라팍은 올해 25억달러(약 2조9400억원)에 이르는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총 25만개 중소기업·소상공인이 부칼라팍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으며 하루 거래량은 200만달러에 이른다.
라시드 공동창업자는 부칼라팍을 이용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칼라팍이 유니콘으로 도약하는 데 힘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부칼라팍에 가입한 1인 상인 수익이 3배 정도 증가했다”면서 “부칼라팍과 함께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커뮤니티를 구성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칼라팍은 최근 들어서는 알리바바와 마찬가지로 핀테크 등으로 외연을 확대하는 단계다. 은행계좌에 잠자고 있는 상인의 돈을 펀드 등 주식 시장으로 이끌어 내면서 인도네시아 정부에서도 긍정 평가를 얻고 있다.
라시드 창업자는 “인도네시아에 기존 뮤추얼 펀드 가입자 수가 수십만명에 불과했는데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100만명이 넘는 사람이 펀드를 가입했다”면서 “지역사회와 커뮤니티, 소상공인이 더 큰 힘을 얻어 디지털 이코노미 시대에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인도네시아 첫 유니콘 기업으로 이름을 올린 고젝 역시 “사람들의 불편함과 비효율을 없애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앤드류 리 고젝 해외시장 총괄 대표는 “여러 이용자의 고충과 불편을 없애는 과정에서 고젝이 슈퍼 애플리케이션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잘 쓰고 있던 앱도 소비형태가 변했고, 그에 따라 고젝도 수 많은 실패를 거듭한 끝에 나온 결과”라고 말했다.
고젝은 오토바이 택시인 오젝(Ojek)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오토바이 택시 호출 서비스다. 2010년 콜센터로 시작한 고젝은 유니콘으로 성장한 이후 택배, 음식배달, 모바일결제, 차량 정비 등으로 영역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리 대표는 “단순히 음식을 배달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고 언제나 고객의 불편을 묻는 과정에서 고젝이 탄생했다”면서 “인도네시아를 넘어 동남아 지역 전체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캄보디아의 북미버스, 인도네시아의 큐레이브 등 아세안 유망 스타트업이 아세안과 한국의 국경 장벽을 없앨 수 있는 방안을 공유했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도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을 소개하며 “견고한 생태계를 기반으로 글로벌로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기업가정신을 갖고 한국 기업이 더 넓은 시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