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2019년 한국의 'e-모빌리티'를 돌아보며

Photo Image
박영태 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협회 회장.

2017년 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협회가 생길 때만해도 'e-모빌리티(e-Mobility)'라는 단어를 생소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이 'e-모빌리티'에 관심을 보였다. 올해 'e-모빌리티'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한 곳 중에 하나가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다. 검색 포털에서 'e-모빌리티'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이나 뉴스에 전남, 영광, 대구 등 지자체 이름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처럼 e-모빌리티는 기업 활동보다 국가나 지자체의 정책 차원에서 회자됐다.

3년간 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협회 이사장을 역임하며 고민이 많았던 건 'e-모빌리티'가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실제 산업화로 이어지지 않고 시장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는 것이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제도적 규제 개선이나 보급 활성화를 위한 지원 정책 등을 마련했고 '영광 e-모빌리티 엑스포'와 같은 전문 전시회를 통해 홍보도 지속했지만, 시장 상황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한 첫 번째 이유는 e-모빌리티 산업이 태동기에 있고, 기존 자동차와 '탈 것'이라는 비교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오랜 기간 자동차라는 이동수단에 익숙해져 있고, 빨리 그리고 멀리 가는 이동수단을 편리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느린 속도로 근거리를 이동하는 e-모빌리티를 선택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e-모빌리티 등장 배경에는 글로벌 환경 규제에 따른 기존 내연기관의 대체재라는 점과 복합 이동의 효율성, 셰어링(공유) 시장 등이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세계적으로 카셰어링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등장하며 이동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고, 기존 이동수단 '탈 것'에서 '이동 서비스'라는 솔루션으로 진화하는 과정만 보아도 e-모빌리티 산업의 잠재력은 매우 높다. 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인 다양한 이동 서비스 모델이 등장하면서 이동에 대한 인식의 변화 또한 자연스럽게 진화할 것이다.

두 번째는 기존 교통체계에서 'e-모빌리티'라는 제품이 안전하게 운행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역시 오랫동안 자동차 중심의 교통체계를 구축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의 미래형 친환경 스마트카 육성' '중소기업의 튼튼한 성장 환경 구축' 정책과 더불어 '규제샌드박스' '규제자유특구' 등을 통해 신산업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를 해소하고자 하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또 다양한 실증·시범 사업 전개와 산업 활성화를 위한 합리적 해결 방안을 조속히 찾아간다면 누구나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하면서도 소비자 요구를 만족시킬 이동 수단의 모델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품만을 판매하기보다 서비스와 더불어 판매하는 '제품의 서비스화'가 아직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e-모빌리티 제조사와 부품업체, 그리고 서비스 업체와의 융합을 통해 '필요(Needs)의, 필요(Needs)에 의한, 필요(Needs)를 위한' 기술과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

기업은 진화하는 모빌리티 생태계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 설계와 다양한 콘텐츠 개발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관련 인프라 조성과 플랫폼 구축에 대한 지원책 마련을 통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e-모빌리티 산업 육성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e-모빌리티 산업발전을 위한 확고한 추진 방향을 설정해, 경쟁과 배척보다 포용과 융합을 통한 타 분야 사업과의 연계 노력과 융·복합 사업 모델을 발굴해야 할 것이다. 다양한 정보를 활용한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과 투자 확대와 해외 시장 진출 도모 등의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협회는 다가오는 2020년을 e-모빌리티 산업의 '시장 활성화'를 화두로 삼아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제품 및 서비스의 다양화를 통한 신규 사업 모델 창출을 위해 노력을 해나가고자 한다.

박영태 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협회 회장 ytpark@cammsys.net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