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신약 개발을 시도한 지 27년 만에 뇌전증 치료제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품(FDA) 허가를 받았다. 독자 개발한 신약으로 첫 상업화에 성공했다. 올해 초부터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논란을 비롯해 신라젠 '펙사벡' 글로벌 임상3상 중단 등 업계에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임상3상의 결과가 좋지 않거나 어처구니 없는 실수 등으로 추락했다.
SK바이오팜 뇌전증 치료제 FDA 신약 허가는 바닥에 떨어진 제약 바이오 업계의 신뢰를 회복시키는 중요한 전기로 작용했다. SK바이오팜은 2001년 기초 연구를 시작해 후보 물질부터 글로벌 임상시험, 인허가, 마케팅, 판매까지 한 회사가 모두 진행했다. 글로벌 뇌전증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61억달러(약 7조7659억원)다.
이번 성과는 SK의 지속적인 투자가 끌어낸 결실이다. SK는 2007년 지주회사 전환 후 제약 바이오 키우기에 집중했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30년을 내다봐야 한다. 끊임없는 투자와 연구개발(R&D)이 지속돼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
100세 시대다.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게 최대 목표다. 건강은 국적과 인종을 불문한 인류 공통의 관심사다. 다른 산업에 비해 경기 변동에 민감하지 않고, 진입 장벽도 높다. 시장을 선점하면 지속 가능성이 짙어진다.
우리나라 수출을 대표하는 반도체 이후를 고민하자는 목소리는 높다. 그러나 아직도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 반도체 이후 우리가 투자해야 할 분야는 명확하다. 신약 개발에 성공하는 확률은 1%가 안 된다. 어떤 기업은 실패할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 해서 감추거나 조작하지 말고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뚝심 있는 투자로 오랜 시간을 들여 신약을 개발해 낸 SK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의 성과는 앞으로 더 많이 나올 것이다. 10년 이상 된 연구 성과가 빛을 볼 날이 다가온다. 실패한 임상시험도 교훈을 준다. 신약 개발 시도는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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