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항에 숨어든 밀입국자와 범죄자를 인공지능(AI) 기술로 잡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법무부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4년 동안 총 440억원의 예산을 투입, AI식별추적시스템을 개발한다.
AI 기반 안면 인식, 이상 행동 탐지 기술을 개발·고도화해 실전 배치한다. 현재 국내 네트워크, 보안, 카메라, AI 등 전문 기업 16개사가 AI식별추적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 실증 랩을 구축, 목표 인식률을 높이고 실전 배치 효과를 강화한다.
과기정통부, 법무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올해 'AI식별추적시스템 실증·검증 지원사업'과 'AI식별추적 실증랩 서비스 구축사업'을 시행해 전국 공항에서 활용 가능한 AI식별추적시스템 개발을 시작했다. 간편 출입국 심사는 물론 범죄자와 밀입국자 탐지에 AI 기술을 활용한다.
최근 출입국 심사를 받지 않거나 환승 구역에서 이탈해 국내 밀입국을 시도하는 외국인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만 하루 최대 22만명이 출입국한다. 여객량은 매년 평균 8.1% 증가하는 상황에서 직원과 일반 폐쇄회로(CC)TV만으로는 승객들의 동선 통제가 어렵다. 근무 직원이 다소 적은 심야 시간에 밀입국 범죄를 시도할 확률이 높아서 보안 공백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우선 AI 기반 안면 인식과 이상 행동 패턴 탐지 기술을 개발, 고도화한다. 마인즈랩, 날비컴퍼니, 알체라, 넷온, 크라우드웍스, 슈프리마아이디 등 8개 컨소시엄 16개 기업들이 참가해 실증 및 검증 과제를 수행한다.
과제는 △심층학습을 이용한 움직이는 사람 얼굴 인식과 이상 행동 감시 시스템 실증 및 검증 △딥러닝 기반 안면 인식 시스템과 이상 행동 감지 시스템 구현 △AI 기반 안면 인식 및 이상 행동 추적 알고리즘 개발 △딥러닝 기반 출입국자 이상 행동 감지 시스템 개발 등 8개다.
기업이 개발하는 기술을 시험할 실증 랩도 내년 초에 들어선다.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은 AI식별추적시스템에 대한 실증 환경을 조성한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보유한 실제 데이터를 시스템 개발 기업이 활용하도록 해 AI 식별 추적 알고리즘 학습과 고도화를 위한 기반을 만든다. 실증 랩 사업은 최근 시스원이 수주했다.
공항에 들어설 실증 랩에는 알고리즘 개발을 위한 안면 인식 데이터베이스(DB)와 이상 행동 DB를 구축한다. 활용 가능한 데이터 수집·연계를 지원한다. 범죄자 사진 DB도 학습한다. 실증 랩은 교류·협력을 위한 커뮤니티를 구축해 AI 기술 개발과 검증, 활용 가치사슬을 활성화한다. 최적의 개발 환경을 구축, AI 선도 기술을 확보한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부터 4년 동안 꾸준히 시스템을 개발하고 고도화, 안면 인식 및 이상 행동 탐지율을 높여 공항에 실제 적용할 계획”이라면서 “AI를 활용해 국내 공항에 들어온 밀입국자나 범죄자를 색출, 국민 안전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목표 인식률은 99.9%다.
해외 공항에서도 스마트 시큐리티를 활용해 안전과 보안을 강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공항은 스마트터널을 설치해 여권, 신분증, 탑승카드 등 서류를 사용하지 않고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출국심사 절차를 15초 이내에 완료한다. 네덜란드 스히폴공항에서는 스마트 시큐리티 시스템으로 보안검색대를 병렬로 배치, 검색 속도와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켰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