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非)공대' 교수 사이에서도 인공지능(AI) 배우기 열풍이 분다. 교수가 각자 전공에 AI를 더해 융합교육을 펼치기 위해서다.
10일 각 학교에 따르면 서울대, 성균관대, 한성대 등이 교수를 대상으로 한 AI 강의를 운영하거나 준비 중이다.
성균관대는 오는 겨울방학에 교수를 대상으로 AI 특강을 실시한다. 현재 20~30명으로 계획 중이지만 향후 수요가 늘어나면 정원을 늘릴 방침이다.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SW)대학 학장은 “AI를 배우려는 교수가 수백명이나 된다”며 “교수들이 요청해서 AI 특강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성균관대에서는 경영대 교수가 이미 이번 학기부터 코딩 강의를 듣고 있다. 매주 한 번씩 코딩 강의가 진행된다. 경영학에 코딩을 융합한 교육을 위해 경영대 교수진이 학교 측에 코딩 강의를 요청했다.
한성대는 지난 학기부터 AI 기초·응용 등 AI 전반에 관한 '교수 연구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AI 전공 교수가 AI에 관심 있는 비전공 교수를 가르치는 소모임이다. 노광현 한성대 기획처장은 “교수가 동료 교수에게 배운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연구 모임 참여 교수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도 비전공 교수를 상대로 AI 강의를 준비 중이다. 차국헌 서울대 공대학장은 “학내 AI위원회가 단과대별로 AI교육 수요를 조사하고 있다”며 “교수를 위한 AI 강연·강의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 초 문을 여는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도 교수를 대상으로 한 빅데이터·AI 강의를 운영할 방침이다.
교원이 자발적으로 AI 강의를 듣는 배경은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전공과 관계없이 AI가 필수인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다수 교수는 기존 전공에 AI를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 비인기 학과는 AI와 융합을 통해 반등을 노린다.
대학 관계자는 “국문학과, 회화과 등 기존 학과에 AI를 융합해 학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가진 교수가 많다”고 전했다.
AI 전문가 확보가 어려운 것도 '교수의 AI 배우기 열풍'의 또 다른 이유다. 대학이 외부 전문가 영입에 실패하자 기존 교수를 교육해 AI 전문가로 키우려는 목적도 있다. 한 대학 총장은 “AI 전공 교수를 확보하려고 했지만 높은 연봉으로 인해 어려웠다”며 “AI 전공 교수가 다른 교수를 가르쳐 융합 전공 교수를 양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설명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