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연구원 '자율주행 버스' 기술개발 나섰다

자율주행 산업은 차량을 제어하는 '자율주행 시스템',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되는 '차량 플랫폼', '자율주행 서비스', 자율주행 서비스를 구현하는 '서비스 플랫폼', '도로인프라·전자지도', '보험·시험인증 체계' 등 다양한 분야의 융합으로 이뤄졌다. 이 중 가장 큰 경제적 파급효과를 발생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가 자율주행 서비스다.

자율주행 공공 서비스는 미니버스, 대형버스, 택시 등을 포함한 자율주행 대중교통이 주류를 이룬다. 특히 자율주행 버스는 지자체들의 신개념 교통 서비스 실증을 통한 자율주행 산업 육성의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지고 있어 수요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의 특성 상 미세먼지와 매연 발생이 거의 없는 친환경 차량이 선호되는 점도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과도 일치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예산 약 780억원을 투입, 자율주행 9대 핵심부품의 국산화를 목표로 '자율주행 핵심기술 개발사업(2017~2021년)'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해당 부품과 시스템은 승용차에 최적화된 특성을 가져 버스나 트럭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대형버스는 카메라, 라이다(LiDaR) 등 센서의 장착 위치가 승용차용 센서의 권장 장착 위치보다 크게 높고, 진동 등 신뢰성 구현이 어려웠다. 또 다수의 보행자가 차량에 근접하고, 통신 음영지역을 추가로 발생시키는 등 차별화된 특징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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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버스의 경우 우회전 중에 측방에 근접한 자전거를 접촉하고, 쓰러진 사람을 뒷바퀴로 지나가는 사고가 발생(좌)할 수 있으나, SSVM을 활용한 근거리 물체인식(중)이나 측후방에 장착된 전측방 카메라(우)를 활용하여 이러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대형버스 제조사들은 자체적으로 자율주행 레벨1에 해당되는 적응형순항제어·자동차간거리제어장치를 상용화했다. 하지만 승용차와 달리 조향과 속도 제어를 동시에 수행하는 레벨2 제품이 국내에서 상용화된 사례는 아직 없다. 관련 센서 등 부품은 해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차에 특화된 자율주행 부품을 적용하고 싶어도, 글로벌 부품 업체들은 대형차에 맞추는 최적화된 부품을 개발하기 보다는 승용차 부품을 그대로 적용하도록 유도한다”며 “세계적으로 대형차에 특화된 자율주행 부품이 드물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중소·중견기업의 대형차량용 자율주행 부품시장 진입을 지원할 목적으로 올해 7월 '대형버스용 자율주행 부품·시스템 개발 및 친환경 수소자율버스 시범운행' 지원과제를 시작했다. 과제는 총 예산 약 300억원(정부 217억원)을 투입,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진행된다.

과제의 1세부는 '자율주행 핵심부품과 부품평가기술 개발'이 목표다. 솔루션링크가 주관과 안전설계 및 품질확보를 담당하고, 현대모비스(대형버스 자율주행 시스템 요구사항 검증), 서연전자(대형차량용 고성능 DCU), 피엘케이테크놀러지(전·측·후방 대형버스용 비젼센서), 디파인(복합측위모듈·자율주행 정밀맵 통합 모듈), 스마트레이더(성능향상형 중거리 레이더), 와이즈오토모티브(대형차량용 다채널 스마트 AVM·고성능 ESU), 카네비컴(근거리 물체감지능력 향상형 LIDAR), 오토아이티(대형버스용 자율주행기록장치), 이씨스(듀얼 안테나 V2X 하이브리드 통신모듈), 퓨전소프트(대형차량용 운전자 모니터링·HVI), 부산대(대형차량 내 네트워크 토폴로지), 자동차부품연구원(부품평가), 전자부품연구원(대형차량용 무선통신 음영 저감기술) 등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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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부는 자동차부품연구원이 주관하고, 자율주행 핵심부품을 통합한 대형버스의 제작, 대형버스용 자율주행 시스템의 개발, 실도로 주행 구현기술 개발을 포함하고 있다. 자부원은 차량을 제어하는 하위제어기, 비정상 상태 대응기술, 인지·제어로직의 임베디드화, 동역학·시뮬레이션, 차량개조·자율주행 구현 담당한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센서융합 인지처리·측위보정), 아이비스(맵 모듈 인터페이스), 한양대학교(자율주행 상위 제어 알고리즘), 자동차융합기술원(대형버스 시험기술), 한국과학기술원(빅데이터 분석 알고리즘), 파인씨엔아이(빅데이터 플랫폼), 씨엔비즈(기능안전) 등이 참여한다.

3세부는 오비고가 주관하고, 대형버스용으로 개발된 자율주행 부품을 장착한 일반버스·수소버스를 대상으로 실도로에서 안전하게 부품실증을 수행하기 위한 안전운용기술 개발을 포함한다. 오비고가 관제 서버와 운영시나리오 개발을 담당하고, 스프링클라우드(미디에이터), 서울대(수소버스 자율주행 특성연구·규제), 세종테크노파크(실증인프라 구축·대형버스 운영) 등이 참여하고 있다.

자부연 관계자는 “승용차 부품과 더불어 버스를 중심으로 한 대형차량용 자율주행 부품 국산화를 진행함으로써 승용차·소형트럭·미니버스·대형트럭·대형버스로 분류되는 대부분의 부품소요를 충족할 수 있다”이라며 “과제는 부품 실증을 위한 시험운행이 포함돼 있어, 중소·중견기업들은 실도로에서 검증할 기회와 데이터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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