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중고·폐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로 재사용...안전성 높아 업계 주목

수명을 다한 전기차의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사용(ReUse)하는 후방산업이 활발해 지고 있다. 국내 전기차 보급이 7년째가 되면서 중고·폐 배터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재사용 배터리가 일반 ESS용 배터리보다 안전하다는 장점까지 알려지면서, 완성차와 에너지 업계가 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의 중고·폐 배터리를 사용한 ESS가 최근 2년 새 현대제철 당진공장(ESS) 등 총 9곳에서 가동 중이다. 이들 ESS의 배터리 용량은 2249㎾h로 일반 승용 전기차 100대 수준이다. ESS와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뿐 아니라, 전기차 충전용 등 다양한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국내 전기차 민간 보급이 시작된지 7년이 넘어서면서 최근 중고·폐 배터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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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스타렉스 차량에 적용된 재사용 배터리 기반 충전용 ESS 이동식 차량.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배터리를 재사용했다.

재사용 ESS 발주처는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와 한국전력·SK E&S 등이다. 피엠그로우와 파워로직스·KCS글로벌 등 중소업체가 재사용 배터리를 활용한 ESS 제작 기술 및 각종 운영 기술을 보유했다.

관련 업계는 전기차 중고·폐 배터리의 장점을 안전성과 관리효율로 꼽는다. 전기차 배터리는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에 탑재돼 에너지밀도·효율이 뛰어나면서 각종 안전장치와 실시간 운영·관리에 유용한 모니터링 기술을 장착했다. 여기에 중고품이기 때문에 새 제품 대비 40~50%가량 저렴해 가격경쟁력이 뛰어나다.

ESS용 배터리는 자동차용 부품처럼 고출력 성능을 필요로 하지 않고, 충·방전 사이클이 일정하기 때문에 중고 배터리지만 ESS로 사용할 경우 신제품 대비 충·방전 수명성능을 70~90%까지 발휘한다.

박재홍 피엠그로우 대표는 “당사의 재사용 ESS는 셀 단위 모니터링이 가능한 배터리관리시스템(BMS)를 적용했고, 배터리팩 단위의 실시간 원격 관리도 가능하다”며 “배터리 전류·전압·온도·전력량을 비롯해 충·방전상태(SOC)와 셀의 건강상태(SOH)뿐 아니라, 잔존가치에 필요한 수명 예측까지 단번에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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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엠그로우가 지난해말 서울 상암에너지드림센터에 공급한 재사용 배터리 기반의 대용량 ESS. 배터리는 전기버스 5대 분량의 중고제품을 사용했다.

피엠그로우는 2017년 말 국내 최초로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배터리를 재사용한 ESS를 현대제철에 대용량 설비로 공급했다. 또 최근에는 르노삼성 'SM3 Z.E.' 10대 분량의 배터리를 재사용한 ESS를 충전용 설비로 공급하는 등 최근 2년 동안 공급한 배터리는 2029㎾h에 달한다. KCS글로벌는 지난 8월 BMW코리아와 함께 제주에 'i3' 10대 중고배터리를 재사용한 충전용 ESS를 구축했고, 파워로직스는 이달 초 현대차와 재사용 배터리 사업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 청주공장에 시범생산라인을 구축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2021년까지 10MWh 규모의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 ESS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표】국내 전기차용 중고·폐 배터리 재사용(ReUse) 현황(자료: 업계)

전기차 중고·폐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로 재사용...안전성 높아 업계 주목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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