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션테크 스타트업 시장이 세분화돼 각자의 영역에서 발전이 가속되고 있다. 첫 번째는 맞춤 정장 등 생산 공정을 자동화한 영역이다. 두 번째는 기존 의류에 소재 기능성을 높인 영역, 세 번째는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기반으로 패션에 통신을 입히는 영역이다. 현재 세 개 시장이 가장 활성화되고 있고, 관련 스타트업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첫 번째, 생산 공정 자동화 영역의 선두 주자는 '클로디어'다. 클로디어는 3D스캐너와 클로(CLO)의 버추얼 피팅 솔루션과 자동 재단 기기를 활용해 맞춤 정장의 전 과정을 자동화한 스타트업이다. 클로디어는 실제로 오프라인 맞춤형 정장 의상실을 운영하고 있다. 일차로 버추얼 피팅을 통한 의상 개인 측정 작업을 일부 자동화시켰고, 현재 3D스캐닝을 통해 완전자동화에 도전하고 있다. 올해 첫 번째 타깃 시장인 서울 강남구에서 자동화 기술을 통해 3억원 매출이 예상되고, 내년 시리즈A 유치 이후 전국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내년부터 클로디어 사업 전략은 전국에 3D프린터만 설치된 무인 피팅룸을 확대해 나갈 예정인 가운데 일반 매장을 구할 필요 없는 숍인숍 개념으로 피팅룸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두 번째, 소재 기능성을 혁신한 스타트업 사례로 '엠셀'이 있다. 세라믹 코팅 및 표면 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원적외선 면상 발열 섬유를 개발했다. 이를 활용한 발열레깅스 히트 플렉스 제품으로 와디즈 펀딩에서 1, 2차 모두 완판을 기록한 바 있다. 히트 플렉스는 기존 섬유보다 안전하고, 높은 발열 효율 및 내구성이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은 면상 발열 기술이다. 이 기술은 전기장판처럼 내부에 전선을 삽입하는 선상 발열 방식의 단점을 극복한 첨단 기술이다. 선상 발열 섬유는 선 주위만 따뜻해지기 때문에 발열 부위가 넓지 않고, 제작과 세탁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에 고탄성 섬유로 제작되는 면상 발열 방식은 어떤 형태든 만들 수 있다. 엠셀의 면 발열 기술은 세라믹코팅 및 표면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한 탄소나노튜브코팅 스마트섬유로, 별도 섬유 자체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섬유에 코팅을 하는 방법으로 발열 섬유를 제작하기 때문에 다양한 디자인 구현이 가능하다. 히트플렉스는 기존 대비 민감도가 2배 이상인 고탄성 섬유로, 발열이 섭씨 70도 이상 가능하다. 히트플렉스는 복부 부분에 내장된 면상 발열 섬유를 통해 체온을 유지·상승시킨다. 레깅스 복부 주머니에 발열 패드와 연결된 온도 컨트롤러를 보조 배터리와 연결한다. 컨트롤러 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온도와 타이머 등 원격 조정이 가능하다.
세 번째, 패션에 통신을 입힌 대표 사례는 스피커 모자를 통해 미국 킥스타터와 일본 마쿠아케 등 해외 크라우드 펀딩에서만 2억원을 달성한 '서진에프앤아이'다. 서진에프앤아이는 패션에 정보기술(IT)을 결합시킨 스마트 모자를 전문으로 제작하는 웨어러블 패션테크 기업이다. 블루투스 골전도 스피커 모자 제로아이는 2017년 출시돼 포천, 시넷 등 여러 글로벌 미디어에 소개되면서 약 1500개 물량을 선주문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제로아이는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일반 모자와 다름없는 제품이지만 골전도 스피커 기술을 이용, 이어폰 없이도 모자에서 음악을 듣거나 통화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보통 소리는 공기 진동을 통해 고막으로 전달되지만 골전도 스피커는 사람의 뼈를 소리 전달 물질로 이용해 음파를 달팽이관으로 전달한다. 이때 소리를 진동으로 바꿔 두개골의 뼈를 통해 전달되며, 외부 소리를 차단하지 않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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