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9000년 동안 한반도에 내린 집중호우 패턴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김복철)은 국토지질연구본부 제4기지질연구팀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홀로세 동안의 연안 환경 변화와 엘니뇨에 기인한 동아시아 수문변동성 연구'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15일 '제4기 과학리뷰(Quaternary Science Reviews)'에 게재했다고 1일 밝혔다.
지질연은 지난 2016년부터 남해 고흥 연안지역에서 약 10m 퇴적물에 포함된 과거 9000년 동안 집중호우 기록을 복원했다. 국내 처음으로 퇴적물에 포함된 황을 대상으로 동위원소 분석을 실시했고, 유기탄소 동위원소 분석으로 과거 고흥만으로 유입된 담수 움직임을 추적했다.
연구결과 남해안 집중호우 변동 양상이 한반도와 일본에 태풍이 많이 찾아올 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엘니뇨 발생 빈도가 높은 시기에 남해지역 집중호우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 한반도 집중호우 현상이 전 지구적 대기·해양 변화와 관련 있음을 밝혀냈다.
집중호우 빈도는 약 1550년, 780년, 140년 주기를 보이고 있으며 현재는 1550년과 780년 주기의 정점에 해당된다고 봤다. 남해지역과 일본에 태풍영향으로 인한 집중호우가 많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미래 1000년 예측 모델링 결과 남해지역 집중호우 빈도와 강도는 향후 300~400년 동안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가 지속된다면 이러한 자연적인 감소 경향이 교란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임재수 박사는 “연안지역 퇴적물은 집중호우와 관련된 수문·기후변화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며 “한반도 하천·연안 지역의 지속적인 퇴적층 연구를 통해 급변하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후변화 예측 모델링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연구팀 모두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