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압부품 전문업체인 두산모트롤과 로봇솔루션 전문기업인 로보티즈가 국산 로봇용 감속기 양산에 착수한다. 내년에는 감속기 제품군을 확대하며 사업을 확장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감속기-서보모터' 실증사업도 이르면 이달 안에 시작한다. 일본 의존도가 높은 로봇용 감속기의 국산화 속도가 날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유압부품 전문업체인 두산모트롤은 다음달 자체기술로 개발한 사이클로이드드라이브(RV) 감속기 'GX-HA' 4종을 공개할 계획이다.
GX-HA 시리즈는 중간에 구멍이 뚫려있는 중공형 일반 타입 감속기다. 산업용 수직다관절 로봇에서 가장 바닥 쪽에서 하중을 지탱하는 1축과 액정표시장치(LCD) 등을 운반하는 트랜스퍼 로봇 전 축에 들어갈 수 있는 감속기를 양산할 계획이다.
두산모트롤은 건설기기용 유압기기와 방산용 부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다. 2016년부터 로봇용 감속기 개발을 시작했다. 두산모트롤은 올해 GX-HA 시리즈를 통해 기본적인 감속기 양산 체제를 갖춘다. 이후 내년 1분기 중실형 RV감속기 'GX-SA' 시리즈를 양산하고, 2021년 1분기까지 작은 크기의 중공형 RV감속기 'GX-HB' 시리즈를 선보일 계획이다.
두산모트롤 관계자는 “올해 기본적인 양산체제를 갖추고 점진적으로 양산 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내후년 상반기까지는 감속기 종류도 19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보티즈도 산업용 로봇에 쓰이는 RV감속기를 이르면 올해 안에 양산할 계획이다. 하모닉드라이브 감속기에 준하는 수준 토크와 무게를 갖춘 분리형 RV감속기 양산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로보티즈는 로봇 전용 엑추에이터 '다이내믹셀 프로 플러스(DYNAMIXEL PRO+)'에 자체 기술로 개발한 내장 감속기를 적용한 바 있다. 이 기술을 분리형 부품에 적용해 다른 업체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만들 계획이다.
로보티즈 관계자는 “분리형 RV감속기는 산업용 로봇 감속기 대표 제품인 하모닉드라이브 모델과 동일 무게, 토크 수준 대비 내충격성을 최대 5배 이상 성능을 보일 것”이라며 “우선 RV감속기 4종을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양산하고, 추가로 9종까지 라인업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로보티즈는 이와 관련해 지난 27일 스위스에 본사를 둔 모터기업 맥슨모터와 감속기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교환했다. 양사는 맥슨모터 모터에 로보티즈 감속기를 설치해 호환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서보모터 및 감속기 등 핵심구동부품 실증 과제'도 이르면 이번 달 시작한다. 과제에 참여할 공급기업과 수요기업, 주관기관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제는 10개월 동안 감속기 성능평가와 신뢰성 테스트를 지원한다.
감속기는 기어를 활용해 속도를 떨어뜨리는 부품으로 협동로봇과 산업용 로봇에서 핵심부품으로 쓰인다. 작고 가볍고 정밀한 '하모닉드라이브'와 정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힘이 좋은 'RV 감속기'로 나뉜다. 두 유형 제품 모두 일본 업체가 세계 시장을 절반 이상 점유하고 있어 일본 수출 제한 시 타격이 큰 분야로 꼽혀왔다.
로봇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도 감속기 국산화를 위한 작업을 속속 시행하고 있다”며 “신뢰성까지 검증돼 수요기업에서 국내 기업 제품을 활용한다면 로봇업계 새 장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