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3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글로벌 전문기업 모빌아이가 인텔에 17조원에 인수됐습니다. 3만개 자동차 부품을 조립, 생산하는 글로벌 자동차업체 기업가치를 1개의 똑똑한 스마트 전장부품 전문업체가 추월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신찬훈 전자부품연구원 전북지역본부장은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미래형 자동차 등장으로 자동차산업에서 스마트 전장부품의 중요성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면서 “전북 대표 육성 전장부품을 타깃팅하고, 부품별 전북 만의 차별화된 기술경쟁력 확보전략을 세워 전라북도가 스마트 전장부품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본부장은 “자동차가 '이동수단'에서 '움직이는 정보기술(IT) 디바이스'로 바뀌면서 자동차산업 생태계도 혁신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완성차-모듈-부품업체로 이어지는 전통 수직계열구조가 힘을 잃고 새로운 수평 분업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산업의 후방산업을 담당해왔던 중소 부품업체는 대부분 완성차기업에 종속적인 납품거래를 유지해왔다”면서 “중소업체들은 경쟁력 있는 독자 기술 확보가 어렵고 완성차업체에 대한 의존도 심화, 납품단가 인하 등 악순환으로 이어져 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패러다임이 이동하면서 국내 자동차부품사는 경쟁력 있는 스마트 전장부품 기술력 확보여부에 따라 미래 명암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미래형 자동차 초기성장단계로 주요 핵심부품의 공급체인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신 본부장은 현재의 이러한 상황을 전북으로서는 '기회'라고 판단했다. 전북은 한국지엠 군산공장과 새만금에 전기차 전문기업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고, 중대형 상용차와 농기계, 건설기계 생산 거점으로서 수요기반이 탄탄하다. 전북자동차융합기술원, 탄소융합기술원, 건설기계부품연구원, 생산기술연구원 등 스마트 융·복합 전장부품을 이끌 우수한 기술혁신기관도 장점이다. 또한 50여개 광소자 및 전기·전자부품 전문기업이 있어 잠재력이 충분하다.
신 본부장은 “무엇보다 미래 경쟁력 있는 기술 확보를 위해 중소기업 스스로 연구개발(R&D) 능력을 혁신해 글로벌 소싱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특정 매출처에 전속적으로 의존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는 방식은 더 이상 존립이 어렵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한 스마트 전장부품산업 기술혁신생태계를 구축해 어려움에 직면한 지역 부품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본부장은 “전북지역이 미래차 핵심 부품산업 경쟁력을 확보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업계, 혁신기관, 대학교 등과 함께 스마트 전장부품 오픈 R&D센터 형태의 기술개발협업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면서 “스마트 전장부품이 전북 자동차산업 미래라는 비전을 가지고 지역 대표 전장부품 육성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