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비산화 메탄 직접 전환기술 개발... 메탄을 99% 화학연료로

석유화학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 김용태·김석기 탄소자원화연구소 박사팀은 메탄을 에틸렌을 비롯한 화학원료와 수소로 99% 전환하는 '비산화 메탄 직접 전환기술'을 개발했다.

비산화 메탄 직접 전환기술은 산소와 같은 산화제 없이 메탄으로부터 화학원료를 직접 얻는 기술이다. 경제성과 안전성이 높다. 그러나 기술 난이도가 높아 아직까지 상용화되지 못했다.

메탄 전환기술은 크게 간접전환과 직접전환으로 나뉜다. 간접전환은 메탄과 산화제를 반응시켜 합성가스를 만든 후, 합성가스로부터 화학원료를 얻는 기술로 상용화돼 있지만 효율이 낮다. 이러한 탓에 연구자들이 직접전환 상용화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메탄 직접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틸 라디칼'이 문제였다. 메틸 라디칼을 제어할 수 없아 다량의 코크(탄소침전물)가 발생하고, 화학원료 수율도 확보하기 어려웠다.

반응물에 산소를 같이 투입하는 산화 메탄 직접 전환기술이 나왔지만 이것에도 한계가 있다. 후처리 공정비용이 많이 들고, 전환 비율이 최대 70%에 그친다.

연구팀은 1000도 이상 고온에서 산화제 없이 메틸 라디칼을 제어하면서 에틸렌과 벤젠 등 화학원료로 99% 전환하는 비산화 메탄 직접 전환기술을 개발했다.

기술의 핵심 '단원자 철' 촉매다. 연구진은 촉매 표면을 최적화하는데 성공했다. 기존 촉매가 여러 원자들이 뭉쳐있어 연쇄 반응이 일어나는데 반해, 신규 촉매는 여러 개 단원자가 촉매표면에 흩어져있어 각각 단원자에서 한 번씩만 화학반응이 일어난다.

이 결과 이산화탄소와 코크 등의 부산물이 생기지 않고, 연쇄 반응에 들어가는 불필요한 에너지도 줄어들어 에너지 효율이 높아졌다.

이를 통해 메탄으로부터 C2 화합물 86%, 방향족 화합물 13%를 전환했고, 부산물로 수소를 얻었다. 나머지 1% 이하는 코크였다.

한승주 박사는 “한국이 향후 전 세계 메탄 직접 전환 기술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 박사는 “ 국내 석유화학 시장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소생산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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