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통신과 8K TV가 만나 TV와 통신, 미디어 시장 전반에 혁신을 가져온다. 초고속, 초저지연, 대량접속이라는 5G 네트워크 장점을 활용해 초고용량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8K 방송 콘텐츠를 실시간 무선 전송하는 시대를 연다. 8K TV와 콘텐츠, 5G 통신이 아우러지는 차세대 시장을 잡기 위한 글로벌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세계 최초 '5G 8K TV(이하 5G 8K)'를 공동 개발하고 사업화를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양사는 8K 초고화질 콘텐츠를 무선 전송함으로써 TV에서 '선(코드)'을 없애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은 독일 베를린 'IFA 2019' 현장에서 “(양사가)기술을 논의하는 단계”라면서 “속도 빠른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새로운 비즈니스가 많이 나올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기술이 개발되면 삼성전자 8K TV에 5G 동글을 장착, 모든 방송을 무선으로 수신한다. 셋톱박스도 사라진다. 무선이 유선을 대체하는 진정한 '5G 혁명'이 실현된다. 내년 상반기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 무선 전력전송 기술까지 적용할 경우 모든 선을 없앤 '코드리스 TV'를 구현할 수 있다.
5G 8K에는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가진 통신·미디어 기술을 총동원한다. SK텔레콤은 서버를 이용자 주변에 구축, 대용량 콘텐츠가 중앙 서버까지 먼 거리를 갔다 오는 낭비를 줄이는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 기술을 적용했다. TV가 고성능 컴퓨팅 파워를 갖지 않아도 대용량 방송 무선수신이 가능하도록 '네트워크 기반 미디어 처리(NBMP)' 기술도 적용했다. 클라우드와 비슷한 개념이다. 삼성전자는 저화질 영상을 8K로 높이기 위한 업스케일링 기술 '퀀텀 프로세서 8K AI'와 '차세대 코덱 기술'을 적용했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협력처럼 5G와 8K를 결합해 차세대 TV·미디어 시장을 선점하려는 시도는 해외 경쟁사들 사이에서도 활발하다. 특히 5G와 8K 상용화를 준비하는 일본과 중국이 적극적이다.
IFA 2019에서 샤프는 세계 최초로 5G 통신 모뎀을 결합한 120인치 8K TV를 선보였다. 도쿄 올림픽을 앞둔 일본은 이미 8K 방송을 선보였다. 내년부터 5G도 상용화할 예정이다. 이번에 선보인 제품의 실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맞춰 8K 방송 상용화를 추진하는 중국도 5G와 8K 결합에 적극적이다. 중국 최대 TV 제조사인 TCL은 IFA에 5G 인터넷 드라이버를 탑재해 8K 콘텐츠를 실시간 스트리밍 할 수 있는 8K 5G TV를 들고 나왔다. 화웨이도 올 초부터 5G와 8K TV를 결합한 제품 개발을 선언한 바 있다. IFA에서는 제품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하이센스, 창홍 등도 5G와 8K 결합형 제품을 개발 중으로 알려졌다.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센터장은 “5G 8K TV는 초저지연 5G 네트워크와 초고화질 TV 기술 집약체”라며 “5G 기술이 하이퍼 미디어 세상을 앞당길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베를린(독일)=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