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극미량 약물까지 실시간 측정해 과다투여를 사전 차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약물 투여 의료사고를 더욱 쉽게 방지할 수 있게 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상열)은 이석환 열유체표준센터 박사팀이 시간당 2밀리리터(㎖) 수준의 적은 투약량까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적외선 흡수기반 열식질량유량계'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약물 투여는 의료행위 기본이지만 의료인이 초기 설정 후 지속 확인이 어려운 실정이다. 약물 주입기를 오래 사용할 경우 기계적 오류, 오작동 발생 우려 크다. 영유아의 경우 정량을 초과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약물 주입기 내부 유량이 설정 값과 일치하는지 알기 어려웠다. 배관을 자르고 유량계를 별도 설치하는 '접촉 방법'이 유일했는데, 오염에 노출되고 매우 비쌌다.
연구팀이 개발한 유량계는 비접촉 방식이다. 빨래집게와 유사한 '클램프온(clamp-on)'으로 배관을 집어 사용한다.
유량 측정 핵심은 온도에 있다. 열원이 배관에 있는 경우 유량에 따라 열도 이동하는데, 이 정도를 파악해 유량을 정량 측정한다. 1450나노미터(㎚) 파장을 가진 레이저로 액체 국소부위를 가열한 뒤, 상류와 하류 온도차를 측정하는 방법을 썼다.
연구팀은 이 방법을 다양한 약물을 동시 투약하는 상황에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형화도 가능하고, 장치 가격도 저렴해 상용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석환 박사는 “이번 기술을 바탕으로 투약량을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됐다”며 “기계적 오류나 의료진 판단 착오로 발생하는 약물 과다투여 의료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