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7주년:기술독립선언I] AI, IoT시대, 가전 경쟁력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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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가 가전에 접목되면서 한국 가전산업은 다시 한번 도약을 기대한다. 단순히 제품을 싸고 잘 만드는 게 다가 아니다. AI와 IoT 기능을 통해 가전에 스마트기능을 얼마나 잘 구현했는지가 제품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가 됐다. 고객 편의성을 높일 뿐 아니라 제품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에도 두 기술과 가전의 접목은 필수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경쟁적으로 AI, IoT 기능을 개발하는 한편, 서로의 기기가 타사 기기와 호응하도록 협력한다. 일종의 합종연횡이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경쟁과 협력의 경계선을 넘나들고 있다. 정부 역시 두 기술의 중요성을 인지했다. 국내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쟁 체제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다양한 정책 뒷받침을 마련했다.

◇AI-IoT, 가전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다

AI와 IoT는 그동안 정체됐던 가전시장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한편, 가전 수요를 다시금 끌어올리는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가전시장은 그동안 정체되면서 성장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스마트홈이 각광 받기 시작하면서 업계는 새로운 성장시장을 찾아냈다.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은 2015년 600억달러, 2020년 1300억달러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IoT 가전시장은 52억달러에서 340억달러로 5년 사이 약 6배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는 고급 부가기능이었던 IoT 기능이 이제는 가전제품에 기본 탑재되는 추세가 됐다.

국내시장에서도 스마트 가전은 주력 제품으로 떠올랐다. TV는 물론이고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공기청정기 등 IoT와는 거리가 먼 것처럼 느껴지는 품목에서도 IoT 기능을 추가했다. IoT 기능이 추가되면 가격은 더 높아진다. IoT 기능이 탑재된 제품은 그렇지 않은 제품보다 고급제품에 속한다. 제조사로서는 보다 높은 이익을 낼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IoT가 대중화되면서 AI 기능 접목도 가속화했다. IoT는 일종의 빅데이터 수집 창구로 활용된다. 가전이 온라인 서버와 연동되면서 제조사는 방대한 데이터를 단말기로부터 수집한다. 이용자의 이용패턴, 보관하는 음식의 종류, 에너지 소비량 등 다양한 데이터가 쌓인다. 기업에 이 데이터는 소중한 자산이다. 이를 토대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고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이를 스마트하게 분석하고 능동적으로 사용자에게 편의기능을 제공하는 두뇌 역할은 'AI 플랫폼'이 담당한다. 삼성전자는 AI 플랫폼 '빅스비'를 앞세웠다. LG전자는 AI 플랫폼 '씽큐'를 대대적으로 알리기 위해 자사 제품 뒤에 씽큐라는 명칭을 함께 붙이고 있다.

AI 플랫폼은 가전경쟁의 새로운 주요 요소로 떠올랐다. 양사는 세계 곳곳에 AI 거점을 세우며, 세계적 석학을 영입하는 등 대대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AI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AI 플랫폼은 여전히 발전할 부분이 많다. AI 플랫폼은 스마트 가전 생태계를 구축하는 핵심이다. 빅데이터를 분석해 각 기기가 유기적으로 연동하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다.

양사 AI 기술은 현재진행형이다. 한 예로 LG전자는 자사 가전을 능동적으로 관리해주는 '프로액티브서비스'를 해외시장에 먼저 선보였다. 지난해 미국시장에 처음 선보였고 올해 하반기 유럽시장에도 이를 론칭할 예정이다. 프로액티브서비스는 가전제품에 부착된 센서를 바탕으로 소모품 교체주기, 부품 수명 관리 및 이상 증상 분석 등 적극적인 가전 관리 기능을 지원한다.

◇스마트 가전 경쟁력 위해 경쟁사와 손잡는 업계

시장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흐름은 IoT 국제 표준인 '오픈커넥티비티파운데이션(OCF)' 인증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OCF에는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일렉트로룩스, 하이얼, 퀄컴 등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 회원사 면면을 살펴보면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OCF 안에서는 서로를 돕는 동맹군이다. OCF는 각 가전이 브랜드 관계없이 호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까지는 브랜드마다 독자적인 IoT 플랫폼만 호환한다. 아직까지는 타사 간 이렇다 할 호환을 지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경계가 없는 가전 호환의 꿈은 현실화되고 있다. LG전자는 2019년형 AI TV에 OCF 연동기능을 탑재, 타사와의 IoT 호환을 지원한다. 삼성전자 역시 패밀리허브 냉장고와 에어컨에서 OCF 인증을 받으면서 OCF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이는 IoT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제조사들의 공동전선으로 볼 수 있다. IoT가 시장은 합종연횡을 불러오고, 새로운 혁신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발 빠르게 움직이는 정부, 세계적인 가전 경쟁력 지킨다

정부는 IoT 가전 경쟁력이 우리나라 가전 경쟁력과 직결됨을 인지했다. 2016년 산업통상자원부는 사물인터넷(IoT)과 가전 간 융합을 미래 유망 산업으로 지정했다. IoT 가전 발전을 위해 향후 5년간 IoT 연구개발에 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전문인력도 500명 양성한다. 2025년까지 IoT 가전 수출 200억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담대한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에는 'IoT 가전산업 발전전략'을 통해 IoT 가전을 활용한 스마트 홈 서비스 시장 확대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IoT 실증 프로젝트를 가동해 IoT 가전 영역을 스마트홈에서 스마트시티 수준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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