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안 가요" "게임, 안 해요"…일본 불매운동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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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규제로 촉발된 일본 보이콧 운동이 게임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계 회사와 진행하는 이벤트를 대폭 축소하는가 하면 일본계 콘솔게임기 판매량이 감소했다. 일본 지식재산권(IP) 게임을 접는다며 인증샷을 올리는 이른바 '신념소비'까지 등장했다.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일본 햄버거 기업 모스버거와 이벤트를 준비했던 그램퍼스가 이벤트를 대폭 축소했다. 그램퍼스는 자사가 개발·서비스 중인 '마이리틀셰프'에 모스버거와 온·오프라인 영역을 모두 포함하는 큰 규모의 이벤트를 펼칠 계획이었다. 각 매장에 태블릿을 설치해 게임을 진행하고 매장 내 키오스크에 동영상이 노출되는 프로모션을 계획했으나 결국 포기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 영향이다. 모스버거는 1972년 일본 도쿄 나리마스에 처음 선보인 이래 국내 미디어윌그룹과 합작사로 2012년 한국에 진출했다.

김지인 그램퍼스 대표는 1일 “일본 본사까지 가서 반년 넘게 열심히 준비했던 이벤트지만 더 큰 우려를 막기 위해 이벤트를 대폭 축소했다”고 말했다.

애초 게임시장은 패션의류, 식품 등 타 업종보다 일본 의존도가 높아 불매운동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PS4), 닌텐도 스위치를 비롯한 콘솔과 유명 IP와 게임 소프트웨어는 대체재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상품 구매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는 젊은 세대 소비 트렌드인 '신념소비'가 게임산업까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매 상품을 알리는 노노재팬에 등록된 브랜드별 댓글 수 중 PS4는 71개다. 유니클로 96개에 이어 두 번째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판매된 PS4 판매수량은 전월대비 17%, 매출은 35% 감소했다. 닌텐도 스위치는 각각 30% 줄었다. 방학과 휴가 시즌 등 장기간 게임을 즐기기 좋은 시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판매량 감소는 이례적이라는 분위기다. 다만 좀 더 지켜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PS가 황혼기에 들어서 힘이 빠진 것뿐이라는 지적이다.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일본게임이나 일본 IP를 활용한 게임 이탈을 인증하거나 휴지기를 갖겠다는 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반면에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출한 일본 IP 활용 게임은 안정적으로 서비스 중이다.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50위 중 7개가 이름을 올렸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 애플 앱스토어에 한국 회사 넷마블 '요괴워치 메달워즈'가 출시 후 단번에 1등으로 올랐다. 매출을 살펴보면 넷마블 '일곱개의대죄(11위)' '킹오브파이터즈올스타즈(23위)' 펍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26위)' , 컴투스 '서머너즈워(40위)'가 이름을 올렸다. 구글 플레이로 범위를 넓히면 펄어비스 '검은사막(30위)'까지 일본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이런 상반된 현상이 동시에 관찰됨에 따라 업계는 조심스럽게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콘텐츠 산업은 IP를 재해석해 판매하는 것이라 한일 관계 경색과는 거리가 있지만 국민정서를 무시하기도 어렵다”며 “현재 일본에서 나타나는 한국 물품 불매 운동에 게임이 들어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우리만의 IP를 만드는 데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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