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GV80'에 스스로 차선 바꾸는 '반자율주행 기능' 탑재

현대자동차그룹이 차량 스스로 조향해 차선을 변경하는 '레벨 2.5' 수준 반자율주행 기술을 연내 상용화한다. '신형 그랜저' '제네시스 GV80' 등 올 하반기 출시를 앞둔 신차부터 신기술을 우선 적용한다. 정부도 반자율주행 기술을 전면 허용키로 관련 규제를 완화하면서 국내 반자율주행차가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Photo Image
현대자동차 자율주행 테스트 차량이 고속도로 요금소를 통과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와 함께 개발한 고속도로 주행보조 2단계 기술인 'HDA II(Highway Driving Assistant II)'를 하반기 출시 신차부터 탑재한다. HDA II는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 2(부분 자율주행)'에서 '레벨 3(조건부 자율주행)' 사이에 해당하는 레벨 2.5 수준이다. 현존하는 자율주행 기술 가운데 실제 도로 환경과 차량에 적용 가능한 최상위 개념이다.

HDA II의 가장 큰 특징은 차량이 스스로 판단해 차선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양산차에 적용한 1단계 기술인 HDA가 고속도로에서 차선과 속도를 유지하는 것보다 한 단계 진화한 개념이다. 고속도로는 물론 강변북로와 같은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사용 가능하다.

Photo Image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자율주행용 첨단 조향장치.

운전자가 방향 지시등을 작동하면 차량이 앞·뒤·옆 주변 차량 움직임을 감지한다. 안전하다고 판단할 경우 스스로 조향해 차선을 변경한다. 차선 변경이 완료되면 차로 유지 기능이 재개되고 방향 지시등은 해제된다. 이를 위해 주변 상황을 더 정확하고 정밀하게 판단하는 고정밀 센서를 추가 장착했다.

주행 안정성 강화도 주목된다. 주행 중 코너에서 차량이 스스로 판단해 속도를 줄인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C)과 연동해 지도를 미리 감지해 주행 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복합 적용했다. 고속도로 본선에서 나들목(IC)이나 분기점(JC) 진입 시 감속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여기에 주행 중인 자신의 차량 앞으로 끼어들기를 시도하는 차량의 인지 속도를 향상했다. 옆 차량이 주행 차선에 가까이 붙어 주행할 때 조금 옆으로 비켜 달리는 편향 주행 기능도 추가한다. 고정밀 센서 인지력과 판단력을 높이면서 이질감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주행 중 선행 차량을 인지하는 능력과 갑자기 선행 차량이 빠졌을 때 이질감 없이 더 부드럽게 재가속하는 제어 기능을 강화했다.

Photo Image
HDA II 기술을 탑재할 제네시스 GV80 콘셉트카.

레벨 2.5 수준 자율주행차 출시에 앞서 정부도 관련 제도를 전면 허용으로 개정했다. 그동안 반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차량은 제조사가 모델별로 해당 기능 허용을 요청해 특례로 장착돼왔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자동차 및 부품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으로 운전자 지원 첨단 조향 장치 장착을 전면 허용했다. 앞으로는 안전 등 기준만 충족하면 제조사가 자유롭게 관련 기술을 적용한 차량을 개발해 판매할 수 있다.

현대차는 HDA II에 이어 고속도로 완전 자율주행 3단계에 해당하는 주행 HDP(Highway Driving Pilot)를 2020년 이후 상용화할 계획이다. 특정 환경에서 운전대에서 완전히 손을 떼도 자율주행이 가능한 기술이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