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77.이탈리아에서 디자인 콘텐츠 스타트업 발전 방향 찾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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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같은 기능이라 해도 제품을 명품화하는 부가 가치를 제공한다. 이탈리아는 이 같은 사례가 많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이탈리아 자동차의 국제 브랜드는 하이테크를 이용하는 한편 혁신 디자인을 결합하고, 여기에 최종 마감 과정을 이탈리아 장인의 손기술을 활용해서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품질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탈리아 중소기업 중심의 클러스터 협업으로 발전한 디자인 산업 구조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와 유사하다. 이탈리아 디자인 산업은 규모의 경제 논리가 통하지 않는 소규모 인원 중심의 개별 조직으로 발달해 왔다. 이탈리아는 혁신 아이디어와 연구개발(R&D) 지속 등 기업인과 창의 디자이너의 자생 협업으로 발전한 안정된 경제 구조를 이루고 있다. 밀라노는 북부 이탈리아 산업 중심지로서 산업 핵심 클러스터들이 입지해 있고, 가구 국제 브랜드 마지스·카르텔 등 기업은 자체 공장을 보유하지 않고 각각 50여명 및 100여명의 총 직원만으로도 제품을 개발할 때마다 지역 클러스터 활용과 긴밀한 협업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유연한 기업 생태계는 세계 경제 위기에도 탄력 경영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강점이 됐다. 이러한 유연한 협업 정신은 한국 스타트업이 충분히 벤치마킹해 볼 만하다.

기술 중심의 한국 스타트업들은 디자인 중심의 이탈리아 기업들과 유연한 협업 형태로 부가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 국내 대다수 스타트업은 디자인보다 기술 강점이 높은 엔지니어 중심으로 발달해 왔다. 한국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교류를 통해 디자인 사고를 함양시키고 창의성 증진을 도모할 수 있다. 이는 한국 스타트업 제품의 부가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최근 조금씩 협업 기회가 생기고 있다. 얼마 전 뷰티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룰루랩은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뷰티 박람회 '볼로냐 미용전시회 2019'에서 '다음 세대 뷰티 산업의 디지털 혁신'을 발표했다. 룰루랩은 이 전시회에서 피부 데이터화 기반의 AI 피부 비서 '루미니(LUMINI)'를 개발해 발표, 이탈리아 디자인업계와의 많은 협력이 기대된다.

이탈리아 명품 업체 프라다도 스타트업 부트캠프와 협력, 패션 기술 스타트업 30개사를 육성한다고 밝혔다. 프라다 대표 디자이너 미우차 프라다는 정치학을 전공했다. 미우차는 민주주의 사고에 관심이 많으며, 하찮게 여겨져 온 나일론 소재와 이탈리아 장인들이 손기술을 결합해 세계 명품을 만들어 낸 혁신 사례가 있다. 이런 프라다가 디자인을 중심으로 한 기술 스타트업들을 찾아나서고 있다. 이탈리아 패션 디자인 업계에서는 친환경 섬유와 AI 등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의 많은 기술 스타트업들이 세계 수준의 이탈리아 디자인 기업에 적극 다가간다면 역으로 부가 가치를 높여서 세계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이탈리아에서 디자인과 패션 스타트업 강세는 푸드테크 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 기업 SBC가 로마에 푸드테크만을 위한 액셀러레이터를 설립하면서 이탈리아 내 푸드테크 창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와인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와인 병목에 설치된 센서로 온도·품질·상태를 체크해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실시간 보여 주는 기술을 개발한 웬다는 이탈리아의 와인 소비에 편승,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유어파머는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지정 농장에서 위탁 재배한 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로 배달해 주는 서비스로, 3년 안에 이탈리아 모든 주에 있는 농장과 제휴해서 5만가구 이상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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