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안전하면서도 부피를 대폭 줄인 차세대 전고체전지를 개발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성일)은 김호성 제주지역본부장 연구팀이 새로운 반응 공정과 '바이폴라 구조'의 셀 스택 구조를 적용, 부피를 3분의 1로 줄인 전고체전지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전고체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 전해질을 고체로 바꾼 차세대 이차전지다. 기존의 리튬이온 전지는 가연성 액체전해질을 써서 과충전 시 팽창하는 등 폭발 위험성이 있지만 전고체전지는 폭발이나 화재 위험성이 없다. 다만 소재 형성 시간이 길어 비싸고, 이온 전도도 낮아 상용화가 어려운 것이 단점이었다.
연구팀은 가닛 LLZO(리튬·란타늄·지르코늄·산소)를 소재로 활용하고 '테일러 반응기'를 활용,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테일러 반응기는 격렬한 난류를 형성, 반응성을 높이고 소결 시간을 단축한다. 또 소결 속도를 5배 이상 높이고 나노미터(㎚) 크기의 고체전해질 입자를 균일하게 소결시켜 성능을 높이는 역할도 한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 이온 전도도를 높이는 갈륨 원소를 미량 첨가, 기존보다 3배 이상 개선한 이온 전도도를 구현했다.
연구팀은 개발 소재를 셀 스택화해 부피를 최소화했다. 각각 단위 셀을 직렬 연결하는 바이폴라 구조로 겉을 감싸는 외장재를 줄였다. 셀 스택 부피는 기존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또 단위 셀의 400회 충·방전 실험에서 84% 용량을 유지, 수명을 5배 이상 개선했다.
김호성 박사는 “잇따른 폭발과 화재 사고로 배터리 안전성이 중요해지는 상황”이라면서 “소재 제조 기술은 이미 국내 기업에 이전했고, 올해부터는 셀 스택 사업화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