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0주년을 맞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가 디지털 시대 포용 성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중심 다자무역체제 기능을 회복하고,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궁극적인 실현을 위한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우리나라 대표단은 WTO 의사결정 방식을 개선하고, 서비스 무역을 중심으로 무역·투자 자유화를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칠레 비냐 델 마르에서 열린 2019년 APEC 통상장관회의에 참가해 이 같은 의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 아시아·태평양 21개국 장관은 △WTO 기능 개선·강화 △아태 지역 경제통합 진전 △디지털 시대 포용 성장을 핵심 의제로 APEC 차원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11월 칠레 산티아고에서 개최될 APEC 정상회의 주요 성과도 점검했다.
참석국은 규범에 기반한 WTO 중심 다자무역체제 기능을 회복하고 강화하기 위한 지원 방안을 모색했다. 규범 협상, 분쟁 해결, 모니터링 등 핵심 분야에서 WTO 개혁이 진전되도록 APEC 차원 방안을 논의했다.
APEC 회원국은 1993년 합의된 '보고르 목표(Bogor Goals)' 이행이 종료되는 내년까지 무역·투자 자유화 노력을 가속화하기로 결의했다. 보고르 목표는 2020년까지 APEC 역내에서 관세·비관세·서비스무역·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무역·투자 자유화를 달성할 것을 목적으로 뒀다. 21개 APEC 회원국을 포괄하는 거대 FTA를 실현하기 위한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우리 측 수석대표로 참여한 김승호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현재 교착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컨센서스에 기반한 WTO 기존 의사결정 방식을 개선할 것을 제안했다. WTO 각료회의·일반이사회에 부여된 규범 해석권한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아울러 APEC 양대 회원국인 미국과 중국이 갈등 해소를 위한 대화를 지속할 것을 촉구했다. 내년 보고르 목표 종료 이후에도 서비스 무역 중심으로 아태 지역 무역·투자 자유화 노력을 보다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APEC 회원국은 아태 지역 디지털 경제가 보다 포용적으로 발전되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 APEC 인터넷·디지털 경제 로드맵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협력을 전개하기로 했다. APEC 인터넷·디지털 경제 로드맵은 APEC 역내 인터넷·디지털 경제 발전을 위한 협력분야로 인프라, 규제협력, 데이터 이동, 전자상거래 등을 제시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