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우 장관·김택진 대표 "게임 규제완화, 질병화 반대, 자유경쟁 중요"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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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우 문체부 장관(오른쪽)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왼쪽)가 9일 판교 엔씨소프트 사옥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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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우 문체부 장관(왼쪽)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오른쪽)가 9일 판교 엔씨소프트 사옥에서 만나 환담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취임 후 게임업계와의 첫 만남에서 “게임 질병화에 반대한다”면서 “온라인게임 결제 한도 등 규제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장관과 만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규제 없는 자유로운 경쟁'을 산업 활성화 과제로 꼽았다.

박 장관은 9일 판교에서 게임업계와 간담회를 가졌다. 중소업체 리얼리티매직을 방문한 박 장관은 자리를 옮겨 엔씨소프트 김 대표와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

엔씨소프트 사내에서 비공개로 진행한 이날 만남에서 박 장관은 게임 산업에 대한 소견을 밝히고 규제 완화와 진흥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불필요한 규제가 없는 자유로운 경쟁 환경이 마련되면 국내 게임업계가 더욱 발전할 수 있다”며 화답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박 장관과 김 대표는 게임이 국내 콘텐츠 산업 주축임에 공감했다.

박 장관은 게임업체 대표들과 만난 오찬 자리에서도 규제 완화 기조를 다시 밝혔다. 박 장관은 “정부는 자율 규제 일환으로 성인 PC·온라인 게임의 결제 한도를 폐지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온라인 게임 한도는 월 50만원이다. 업계가 자율 규제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이 기준을 넘으면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등급을 내주지 않는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업계와 논의해 빠른 시일 안에 결제 한도를 적극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국제보건기구(WHO)가 이달 총회에서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ICD-11 게임장애 질병화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장관은 “게임 과몰입에 대한 질병코드 도입 움직임을 보면 의학적, 사회적 합의 없이 추진돼 유감”이라면서 “게임장애 질병화를 반대한다”고 확인했다.

박 장관은 “최근 조사에 따르면 게임 과몰입을 야기하는 주요인은 게임 자체가 아니라 학업 스트레스 등 사회 심리적 환경인 것으로 나타났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공존 질환과 게임 과몰입 관계에 대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게임은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대중 여가 문화이지만 부정적 인식은 여전하다”면서 “인식 개선을 위해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반성이 필요하고, 진흥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올해 추진하는 다양한 게임 산업 진흥책을 소개했다. 현재 10개 수준인 글로벌게임허브센터와 지역게임센터를 16개로 늘린다. 게임 전문학교와 마이스터고를 설립, 인력을 양성한다. 올해 300억원 수준인 모태펀드 문화계정 게임전문펀드를 2023년까지 1000억원으로 확대한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실감형 게임과 차세대 게임, 기능성 게임 제작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수출도 지원한다.

박 장관은 “최근 자금 부족, 해외 시장 경쟁 심화 등 어려운 국내외 여건으로 게임 산업의 허리 역할을 맡고 있는 중소 게임 기업의 경영 환경이 좋지 않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정부가 중소 게임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끌어내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개막한 플레이엑스포 인사말을 통해 “놀이가 매우 중요하다. 현대 사회에서는 게임으로 새로운 놀이가 발굴되고 있다”면서 “게임 산업이 경쟁력을 갖춰서 성장·발전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