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연합군' 늘리는 삼성전자, 이번엔 청호나이스 손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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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청호나이스와 손잡고 자사 건조기, 의류청정기 렌털 판매를 시작했다. 청호나이스는 계정 기준 국내 업계 2위권 업체다. 삼성전자는 교원웰스, 현대렌탈케어에 이어 청호나이스까지 협업하며 '렌털연합군'을 확대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청호나이스 렌털 채널을 통해 9㎏급 건조기(모델명 DV90M53B0QW)와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렌털 계정 규모 약 145만, 방문판매 인력 3500여명을 거느린 업계 2위권 렌털 업체다. 이제까지 삼성전자가 협업하던 렌털 기업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삼성전자가 주요 렌털 업체를 거쳐 대여하는 제품은 에어컨, 건조기, 세탁기, 의류청정기 등이 있다. 소규모 대리점까지 포함하면 렌털 시장에 풀린 제품군은 더 다양하다.

삼성전자 가전렌털 전략은 직접 렌털 사업에 뛰어든 LG전자와 다른 접근법이다. 삼성전자는 외부 렌털 전문 업체와의 협업을 확대한다. 렌털 시장이 중소·중견기업 업종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직접적인 사업 진출을 회피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그 대신 전문 업체와의 협업으로 방문판매 인프라에 투자할 비용과 리스크는 절감했다. 중소·중견기업과 상생하는 한편 판매 채널 확대와 사업 효율성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앞으로 삼성전자가 렌털 비즈니스를 확대할 공산은 크다. LG전자가 최근 렌털로 매출을 크게 거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또 최근 각광받는 공기청정기, 에어컨, 의류관리기 등 신제품은 유지관리가 중요한 아이템이다. 단순 판매보다 렌털로 사업과 제품 관리를 하는 것이 제품 경쟁력을 잘 소구할 수 있다.

청호나이스도 삼성전자와의 협업은 기회다. 지난해 청호나이스의 매출액은 3751억원으로 2017년 매출액 3846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7년 195억원에서 지난해 8억2000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렌털업계가 실적 신기록을 쓰는 상황에서 청호나이스의 부진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소형가전에 집중해 온 청호나이스는 삼성전자의 대형가전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면서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청호나이스가 더 많은 삼성전자 제품을 도입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청호나이스보다 앞서 삼성전자와 손잡은 교원웰스, 현대렌탈케어는 점차 제품 범위를 넓혀 왔다.

교원웰스는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의 건조기, 의류청정기를 렌털했다. 지난달부터는 에어컨까지 도입했다. 현대렌탈케어는 올해 초 삼성전자 에어드레서 출시 이후 최근 세탁기와 건조기까지 선보였다. 향후 청호나이스도 이들 업체와 비슷한 방향으로 삼성전자 제품을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가전 판매처를 늘렸고 렌털업계는 판매 품목을 늘렸다는 점에서 서로 윈윈할 수 있다”면서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이 각자의 전문성을 통해 전략적으로 상생하는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