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글로벌 기업 인공지능 스피커에 1만2000여건 정보를 개방했다. 컴퓨터나 자판 접근이 쉽지 않은 장애인은 물론 일반인 정보 접근성을 향상하는 취지다. 구글과 아마존이 영국 정부가 가진 정보에 다가갈 권한을 얻었다.
영국 정부는 1만2000여개 정부 정보를 구글, 아마존 인공지능 스피커가 검색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6개월 동안 정부 디지털 서비스 팀을 통해 컴퓨터 키보드를 건드리지 않고도 영국 정부통합사이트(GOV.UK)에 액세스 할 수 있는 시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테스트를 마치고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영국 정부통합사이트는 세금, 이민, 교육 등 영국 각종 법률과 정책 민원처리 정보를 모아놓은 곳이다.
구글과 아마존 인공지능(AI) 스피커인 구글 어시스턴트와 알렉사는 영국 정책과 관련한 질문을 받으면 통합사이트를 검색해 정확한 정보로 대답한다.
예를 들어 '여권을 어떻게 신청합니까?' '나는 어느 나이에 은퇴하게 되나요?' 'OO은행은 언제 쉬나요'라는 질문에 영국 정부가 공인하는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이들 인공지능 스피커는 기존에 비슷한 질문을 받으면 공개된 웹페이지 정보를 수집해 답변을 제공했다. 정부가 가진 정보는 비공개가 많아 정확한 답을 제공하기 어려웠다.
제니퍼 올룸 GOV.UK 책임자는 “정부와 사람들 상호작용을 단순화해 모든 사람에게 정보를 분명하고 접근 가능하게 만들고 싶었다”면서 “음성 서비스는 특히 컴퓨터와 전화를 사용하기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편리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국이 구글과 아마존 같은 미국 출신 글로벌 기업에 정부 사이트 접근을 허가한 것은 대민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협력 관계를 만드는 이중 포석으로 읽힌다.
영국은 브렉시트를 앞두고 구글 등 글로벌 기업과 긴장관계를 유지 중이다. 영국은 최근 2020년부터 EU와 상관없이 글로벌 기업을 겨냥한 일명 '구글세'를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10월 영국에서 인공지능, 클라우드, 드론 등 첨단산업에서 일자리를 새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영국정부는 이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