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사건 71주년을 맞아 설민석 강사의 역사특강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제주 4.3 사건은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 발생한 봉기로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민간인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
당시 사건으로 정치적 이념과 상관없는 시민들이 무려 3만 명이나 숨졌으며, 이는 당시 제주도 인구의 10%에 달한다.
지난해 설민석 강사는 제주 4.3 사건 70주년을 기념해 역사특강에 나섰다. 설 강사는 안인행 씨의 증언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당시 안 씨는 “총소리가 요란하게 나자 바로 옆에 나란히 묶인 어머니가 나를 덮치며 쓰러졌다”면서 “총에 맞은 어머니의 몸이 요동치자 내 몸은 온통 어머니의 피로 범벅이 됐다”라고 증언했다.
이어 “경찰들이 ‘총에 덜 맞은 놈이 있을지 모른다’면서 일일이 대검으로 찔렀다”라고 말했다.
또한 안 씨는 “그 때 나는 어머니의 밑에 깔려 무사했다”면서 “만일 영화나 연극으로 만든다면 난 그날의 모습들을 똑같이 재연할 수 있을 정도로 눈에 선하다. 어떻게 잊을 수 있는가”라고 증언했다.
설 강사는 또한 총에 맞아 턱을 다쳐 평생 씹지 못해 위장병에 시달리는 할머니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음식물을 소화하지 못하는 것보다 그날의 참상을 말하지 못하고 사는 아픔이 더 크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