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혈액 채취 없이 질병 원인 물질을 진단하는 바이오센서를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최헌진 교수 연세대 연구팀이 혈액 속에 존재하는 '질병마커(질병 원인 물질)'를 실시간 감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은 피부 속으로 침습해 혈액 내 질병 원인 물질을 진단하는 바이오센서를 개발했다. 이 센서를 피부에 붙이면 미세 전극이 모세혈관이 있는 진피층까지 도달한다. 센서 내 다양한 항체들이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이나 중금속 이온을 효율적으로 선별한다. 살아있는 동물 혈액에서 극히 낮은 농도의 콜레라 독소, 중금속 이온 등을 감지했다.
혈액 채취, 전처리 과정 없이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고 센서 생체 적합성도 검증했다.
현재 질병 진단을 위해서는 바이오센서를 피부에 부착해 땀이나 눈물, 소변을 분석하는 방법이 주로 활용된다. 질병 원인 물질이 대체로 체외로 배출되지 않고 혈액 속에 머무르기 때문에 정확히 감지하기 어렵다. 혈액을 채취해 분석하는 방법도 있지만, 복잡한 시료 전처리와 값비싼 대형 장치로 인해 실시간, 조기 진단하기에 한계가 있다.
최헌진 교수는 “기존 바이오센서로 적용하기 어려운 '혈액 직접 감지'에 응용한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한 것”으로 “우리 몸에서 암, 알츠하이머, 콜레라, 중금속 중독 등 다양한 질병을 환자 스스로 실시간 진단하는 센서 개발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과 연세대학교 지원으로 수행됐다.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에 3월 12일자에 실렸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