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알파고 이후 3년…'AI 번역' 새 주인공...AI닥터 시대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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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16년 3월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바둑으로 이겼다. 한계를 깨기 위한 도전은 계속됐다. 3년여가 지난 현재 바둑보다 만 배는 어렵다는 전략게임에 도전, 인간을 제압했다.

자극을 받은 한국 기업도 AI 기술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비약적 성장을 이룬 영역으로 AI 번역이 꼽힌다. 구글과 경쟁해도 밀리지 않을 만큼 두드러진 행보를 보인다. AI를 활용, 전통산업에 혁신을 불어넣으려는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번역 인공지능…네이버·구글이 각축

AI는 최근 3년간 다양한 산업과 접목돼 왔다. AI 기반 응용산업 생태계를 넓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중에서도 AI 번역 분야를 성공 사례로 평가한다. 학습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풍부한 데다 시장 수요가 분명해 발전 속도가 빨랐다.

구글과 네이버 번역기가 이 같은 혁신을 주도했다. 기계 번역 정확도를 뜻하는 블루(BLEU) 값이 해마다 상승했다. 한국어를 영어로 전환할 경우, BLEU 값이 2016년 9.72점에서 2018년 30.35점으로 3배 넘게 올랐다. 네이버 AI 통·번역 서비스 '파파고'에는 높임말 번역 기능이 장착됐다. 한국어 특성인 높임말을 반영, 자연스러운 해석이 가능하다.

과거에는 문장을 한글 어순 그대로 영어로 변환했다. 번역이 끝나도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지금은 언어별 어순, 문맥상 의미까지 고려해 답을 내놓는다.

사람 뇌 속 신경망을 모방한 인공신경망을 적용한 결과다. 번역한 문장이 맞는지 틀렸는지 피드백을 주면, 인공신경망 연결 세기가 조금씩 조절된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번역 정확도가 갈수록 향상되는 구조다.

국내 번역기 품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은 중국, 러시아와 더불어 구글 번역기보다 자국 번역기를 더 많이 사용한다. 다른 선진국이나 글로벌 AI 기업 대비 연구 인력 수, 하드웨어 수준, 언어 친숙도를 포함한 제반 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다.

네이버, 카카오가 일등공신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국내업체 기계번역 기술력을 '우수' 등급으로 분류했다. 서비스 품질은 '매우 우수'로 판단했다. 음성인식 기술 역량도 어느 기업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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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파파고 높임말 번역 이미지.

◇알파고 이후 로봇·알파스타 주목…윤리문제 대두

로봇산업도 AI 발전에 힘입어 고속 성장했다. 홍콩 핸슨로보틱스가 개발한 AI 로봇 '소피아'는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알파고를 잇는 인기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해 1월 한복을 입고 한국을 방문했다. 62개 이상 표정을 갖고 있다. 사람과 대화를 나눌수록 소피아는 더욱 진화한다.

국내기업도 AI 로봇 개발에 열을 올린다. 네이버는 AI를 심은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몸에 착용하는 세계 최초 AI 웨어러블 로봇을 출시할 예정이다.

알파고는 3년 전 향수를 다시 불러일으켰다. '알파스타'로 이름을 바꿔 세상을 또 놀라게 했다. 올해 1월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는 알파스타를 내세워 전략게임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를 무너뜨렸다.

총 11경기 중 한 경기만 내주고 10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스타크래프트는 실시간 변수를 감안, 다양한 전략을 조합해야 상대를 이길 수 있다. AI 입장에선 바둑보다 만 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알파고가 바둑 기보를 기계학습(머신러닝)으로 공부했다면 알파스타는 게임 리플레이 데이터를 통해 훈련했다. 인간이 200년간 봐야하는 리플레이를 14일 만에 학습했다.

AI 기술이 멈출지 모르고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부작용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AI가 인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다. 국내 역시 마찬가지다.

NIA는 지난해 6월 '4차 산업혁명 시대 윤리 가이드라인' 발표했다. AI가 사회에 유익한 방향으로 연구·개발되도록 지침을 내렸다.

◇앞으로 3년…인공지능 닥터 등장 및 스마트팜 주목·보편지능 출현

AI 기반 스마트시티, 헬스케어, 핀테크와 같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주력 산업이 잠재력을 폭발시킬 전망이다. 세계 흐름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안과 분야를 중심으로 한 헬스케어 상용화는 성큼 다가왔다. 자율주행 자동차 상용화도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국내에서는 스마트팜이 유망주다. 지금까지 농업은 상대적으로 AI 침투 속도가 더뎠다. 수혜 계층 상당수가 고령자여서 새 기술에 대한 수용성이 낮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적은 인력으로 고효율을 내는 농업생산 방식 변화가 불가피하다. 정부도 '스마트팜 혁신 밸리' 사업을 추진, 농촌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AI 기술도 고도화될 전망이다. 단일지능에서 보편지능으로 진화가 예견된다. 이미 구글 딥마인드를 비롯한 글로벌 AI 기업이 이 같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 보편지능은 AI가 사람처럼 주변 상황을 인지하도록 한다.

현재 AI는 자연어, 이미지, 음성 정보를 따로 수집한다. 정해진 역할만 소화하는 단일지능이 장착됐기 때문이다. 보편지능으로 넘어가면 이런 구분이 사라진다. 사람이 보고 듣는 모든 것을 AI가 인식, 맞춤형 결과물을 내놓는다.

[표]기계번역 성능 평가(단위: 점, %)

(자료=한국정보화진흥원)

[표]세계 인공지능 시장 규모 전망(단위: 백만 달러)

(자료=Tractica)

[이슈분석]알파고 이후 3년…'AI 번역' 새 주인공...AI닥터 시대 성큼
[이슈분석]알파고 이후 3년…'AI 번역' 새 주인공...AI닥터 시대 성큼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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