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지난해 미국에서 수입한 승용차의 국내 판매가 사상 처음으로 5만대를 넘는 등 시장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다며 미국이 한국자동차에 수입제한 조치를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8일 밝혔다.
협회가 지난해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판매 1위는 독일산으로 전년보다 9.8% 증가한 11만6795대, 금액 기준으로는 52억6000만 달러(약 5조9595억원)로 집계됐다.
2위는 미국산 승용차로 판매 대수는 8.2% 증가한 5만2539대를 기록했고, 금액은 17억7000만 달러였다.
이어 일본(3만411대, 11억8000만 달러)과 영국(2만2812대, 10억7000만 달러) 순이다.
브랜드 국적별로는 미국계(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승용차가 3만789대로 독일계(15만3626대)와 일본계(4만5473대)에 이어 3위를 유지했지만, 판매 증가율은 19.6%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처럼 미국계 브랜드의 높은 성장세는 GM의 '볼트(Bolt)'와 테슬라의 '모델S' 등 전기차 수입이 늘었고 포드의 익스플로러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인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협회는 미국계 승용차 수입의 증가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2016년 1월부터 미국산 승용차에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고 미국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인식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또 올해 1월 발효된 한미 FTA 개정 협정에서 미국 안전기준 인정 대수가 제작사별 2만5000대에서 5만대로 늘어나는 등 특혜가 확대돼 미국산 자동차의 국내 판매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정만기 협회 회장은 “미국 차의 국내 시장 접근이 더욱 원활해지고 국내 시장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수입제한 조치를 한국에 적용하는 것은 명분으로나 실체적 측면에서도 타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