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판 위키피디아인 '일렉트로피디아'에 국제 전기·전자 표준 용어 2만2000개의 뜻풀이가 한글로 등재된다. 국립국어원 우리말사전 등을 참조해 어려운 기술 용어를 순화한 한글 표현으로 바꾸고 데이터베이스(DB)화한다. 일렉트로피디아에서 용어 뜻풀이까지 설명된 언어는 영어와 프랑스어밖에 없어 국내 업계가 IEC 전기·전자 표준을 활용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일렉트로피디아 용어 설명을 한글화하는 '국제전기기술용어(IEV) 한국어 용어 뜻풀이 등재' 작업을 시작한다고 7일 밝혔다. 국표원은 174개 IEC 기술위원회(TC)에서 제공하는 88개 분야 2만2000개 용어 설명을 한글 DB로 구축한다. IEC 용어 표준(IEC 60050) 5개, 1176개 용어도 한글로 번역한다. 한자 표현을 줄이고 순화된 한글 표현을 담아 사용자 이해를 돕는다는 게 목표다.
국내 전기전자 용어사전, 스마트그리드 용어사전,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등에 등재된 전문 용어를 참조한다. 국내 용어전문위원회에 관련 안건을 상정하고 자문도 한다. 정확하면서도 쉬운 한글 표현을 DB에 담을 예정이다. 국표원 관계자는 “일렉트로피디아에서 용어 뜻풀이는 영어와 프랑스어로만 기술돼 있어 국내에서 사용하기에 한계가 있었다”면서 “순화된 한글 표현을 담은 전기·전자 표준 DB를 만들어 국내 업계가 정확하게 전기전자 표준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렉트로피디아는 국제전기기술용어(IEV)를 모은 온라인 백과사전이다. IEC 용어 표준시리즈로 출판된 IEV의 모든 용어와 뜻풀이를 담고 있다. 전기·전자 기기의 올바른 용도와 사용법도 포함했다. 국표원 관계자는 “업체가 세계 시장에 진출하려면 IEC 국제표준을 참조해서 제품을 개발해야 하고, 국내에서 전기전자 분야 표준화 활동 때도 내용을 살펴봐야 한다”면서 “이를 한층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표원은 2018년 일렉트로피디아에 전기전자 표준 용어를 한글로 등재한 바 있다. '요비선' '가요전선관' 등 난해한 일본식 기술 용어도 바로잡았다. 이번에 용어 뜻풀이까지 한글 DB로 만듦에 따라 업계에서 IEC 표준을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헬스케어, 스마트홈, 스마트카 등 신산업 분야 용어를 한국어로 정립하는 효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국표원 관계자는 “스마트그리드 분야에서 한국어 용어 사전을 만들어서 국제표준을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등 표준 선점 효과가 있었다”면서 “신산업 분야 용어도 한국어를 활용해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국제 표준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