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 혹서기나 겨울 혹한기가 되면 냉난방 전력 수요 증가로 전력 예비율이 감소해 실내를 권장 온도로 설정하거나 전력 피크 시간대에는 냉난방기 사용을 자제하는 방식의 절전이 권장된다. 실제로 건물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의 40% 안팎이 냉난방 공조용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전력 수요 관리 차원에서 냉난방 공조 에너지 절감은 국가 차원에서도 중요한 과제이다. 최근 '삼한사미'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의 실내 오염도 관리도 냉난방 공조 설비로 해결해야 한다. 오염된 실외 공기는 환기 장치를 통해 미세먼지를 정화해서 실내로 공급돼야 하고, 실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공기청정기 가동을 통해 제거돼야 한다. 인생의 90% 안팎을 실내에서 생활하는 현대인에게 쾌적하고 건강한 실내 공기 환경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고, 이에 따라 냉난방 공조 설비 역할도 더욱 커지고 있다.
냉난방 공조 설비는 실내 냉난방으로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면서 공기 청정과 환기를 통해 인간이 거주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가정용 에어컨에서부터 대형 쇼핑몰의 공조기까지 우리가 생활하는 실내 공간 대부분의 공기 질을 책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기술과 냉난방 공조 산업 접목은 에너지 절감, 실내 공기 환경 개선 측면에서 커다란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에어컨이 인터넷에 연결되고 에어컨의 운전 정보를 AI 기술로 학습해서 사용자의 주거 환경에 최적화된 운전을 제공하는 기술이 제품화되고 있다.
냉난방 공조 설비에 다양한 센서가 장착되고, 온도·습도·전류·전압과 미세먼지 및 이산화탄소 농도 등 설비 운전 정보 및 실내 환경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클라우드에 저장되면 AI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설비 관리 솔루션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재실 여부를 판단해서 설비 운전을 정지시키거나 건물 사용 패턴을 학습해서 냉난방기의 운전 일정을 최적화함으로써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이러한 에너지 절감 운전 결과는 다시 운전 정보로 저장돼 재학습되며, 그에 따라 제어 방법은 점점 고도화돼 정확한 형태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실내 오염도에 따라서 공기청정기를 자동 운전하고 실외 공기 오염도와 비교해서 실내 청정도를 점검하는 기능도 설비 관리 솔루션의 하나다. 실외 공기 질이 좋지 않은 날에는 최적의 환기 상태로 운전해서 실외 공기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실내의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 문제와 같은 유해가스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기술은 설비 유지 보수에도 활용될 수 있다. 냉난방 공조 설비는 장기 사용하면 노후화하거나 고장이 발생하게 되고, 이는 에너지 낭비와 실내 환경 악화를 초래한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은 고장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해서 서비스 시간을 단축시키고, 나아가 고장 징후를 사전에 검지해서 설비 오작동이나 갑작스러운 정지를 예방함으로써 설비 고장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는 국내 냉동공조 제조업체 단체로서 한국 냉동공조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회원사들이 새로운 기술 조류에 앞장서서 기술과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에너지 절감과 실내 공기 환경 개선을 위한 새로운 설비에 대한 단체 표준 제정 및 제품 인증 사업을 추진하고, 국제 인증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한 예로 실외 공기를 실내로 끌어들일 때 실외 공기를 냉각시키거나 가열시켜서 실내 냉난방 에너지를 절감하면서도 실내 공기 질을 향상시키는 외기전담공조시스템(DOAS)이 새롭게 도입되고 있고, 협회에서는 관련 설비의 단체 표준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에도 협회는 4차 산업혁명 기술과 냉난방 공조 산업 접목으로 새로운 냉동 공조 산업의 미래를 일궈 나가는 노력을 지속하고자 한다.
노환용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 회장 harfko@re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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