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간판 모델인 '코란도'가 8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신형 코란도는 외관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쌍용차에서 볼 수 없었던 첨단기능을 모두 탑재했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2 이상을 충족하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스마트 미러링, 7에어백 등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상품성을 갖췄다.
신형 코란도는 프로젝트명 'C300'으로 4년 간 3500억원을 투입해 완성한 차량이다. 4세대 '코란도C' 이후 8년 만의 신차로, '티볼리'에서 시작된 쌍용차 패밀리룩과 최신 기술을 집약시켰다. 중·대형 프리미엄 SUV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사양들을 대거 적용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파워트레인(동력계통)이 기존 2.2 디젤엔진에서 1.6 디젤엔진으로 다운사이징한 것이다. 배기량은 줄었지만 주행성능, 소음 및 진동(NVH), 연비 등 성능 면에서 향상시켜, 만족감을 높였다.
최근 신형 코란도 판타스틱 트림 풀옵션 모델을 타고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인천 중구 을왕동의 한 카페까지 약 46㎞를 직접 시승했다. 이번 시승은 고속화도로 구간이 대부분을 차지해 고속주행 성능, ADAS 기능, 연비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아볼 수 있었다. 특히 지금까지 갖고 있던 쌍용차에 대한 고정관념을 떨쳐버릴 수 있었던 시승이었다.
신형 코란도 디자인은 '로우&와이드'를 콘셉트로 해서 역동적이면서 세련된 스타일을 구현했다. 전면부는 안정감을 주는 후드 라인과 역동적인 라디에이터 그릴이 조화롭게 구성됐다. 다초점반사(MFR) 타입 풀LED 헤드램프가 적용됐고, 수직배열 LED 안개등이 하이테크 이미지를 더했다. 측면부는 '활쏘는 헤라클레스'에서 영감을 얻은 역동적인 캐릭터라인과 19인치 다이아몬드커팅휠이 적용됐다. 후면 디자인은 눈부시게 빛나는 보석을 형상화한 LED 리어콤비램프, 반광크롬 엣지라인과 스키드플레이트 일체형 리어범퍼가 강인함과 세렴됨을 동시에 표현했다.
인테리어는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공간을 확보해 탑승객의 안락함을 극대화했다. 지금까지 쌍용차 인테리어는 1~2세대 이전 느낌이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신형 코란도는 오히려 경쟁모델보다 세련된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10.25인치 풀디지털 클러스터(계기반)는 동급에서 국내 최초 적용이다.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 동급 모델에서나 볼 수 있다. 디지털 클러스터는 그래픽이나 사용자경험(UX) 구성도 편리하게 구성돼, 실용성까지 갖췄다.
대시보드는 현악기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은 에어벤트 라인이 전반적으로 세련된 인상을 줬다. 대시보드에서 도어까지 이어진 라인이 공간을 더욱 넓어 보였다. 기어노브는 고급스러운 하이글로시 소재를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해 조작성을 강화했으며, 고성능 모델에 주로 사용되는 패들 쉬프트를 적용해 스포티한 주행이 가능하게 했다. 뒷좌석은 경쟁 모델과 비슷한 공간감을 제공했다. 다만 에어벤트(송풍구)가 1열 시트 밑에만 적용된 점이 아쉬웠다.
동급최대 551리터 적재공간은 매직트레이를 활용해 다양하게 연출,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골프백 4개(또는 유모차 2개)와 보스턴백(여행용 손가방) 4개를 동시에 수납 가능하고, 19㎝(상하폭 기준)의 럭키스페이스에 소품들을 깔끔하게 분리 수납할 수 있게 했다.
파워트레인은 새롭게 개발된 1.6리터 디젤엔진과 아이신(AISIN AW)사의 3세대(GENⅢ)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3.0㎏.m로 국내 1.6 디젤엔진 중 가장 강력한 토크성능을 발휘한다. 복합연비는 2WD AT 기준 14.1㎞/ℓ이며, 다양한 주행환경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노말·스포츠·윈터 모드가 마련됐다.
코란도 주행성능은 수치에서 나타나는 것보다 훨씬 뛰어났다. 시내 주행에서는 조용하면서 부드럽게 움직였다. 게다가 소음이나 진동이 실내로 거의 유입되지 않아서 '가솔린 모델도 있나?'하는 착각마저 들게 했다. 이는 엔진룸은 물론 탑승공간까지 동급 최고의 흡·차음재를 적용한 덕분이다. 엔진마운트 시스템 최적화를 통해 엔진 노이즈의 실내 유입을 최소화하고, 리어 프로펠러 샤프트에 다이내믹 댐퍼 2개, 리어 액슬 마운트에 4점식 마운트를 적용했다. 차체연결 각 부분에 구조용 접착제를 사용해 강성을 높였고, 차체 하부 및 루프, A·B·C 필러에 흡음재를 적용했다.
고속화도로에 진입해서는 가속페달(엑셀레이터)를 끝까지 밟았다. 낮은 RPM에서부터 최고 토크를 발휘하는 세팅 덕분인지, 시원시원하게 가속했다. 인천대교에서부터는 쌍용차가 자랑하는 ADAS '딥 콘트롤'를 적극 활용했다. 딥콘트롤은 선행차량과 차선을 인식해 자율적으로 정차 및 출발, 차로중심주행이 가능한 지능형 주행제어(IACC)가 대표적인 기능이다.
IACC는 스티어링휠(운전대)에 크루즈콘트롤 버튼을 누르고, 시속 100㎞로 속도를 설정하면 특별한 조작 없이도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차로 중간을 유지하는 기능도 경쟁업체 '차선이탈방지(LKA)'보다 뛰어났다. 다만 차로 중앙을 유지하는 '차로유지보조(LFA)'보다는 오른쪽으로 치우치는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안정감은 뛰어났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 판타스틱 판매가는 2813만원이다. 스타일, ADAS 등 모든 옵션을 더하면 3483만원이다. 경쟁 모델 풀옵션 가격이 3500만~3600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경쟁력이 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