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오는 2022년 영업이익률 7%, 자기자본이익률(ROE) 9%를 달성한다는 중장기 수익 목표를 처음 공개했다. 또 향후 5년간 연구개발(R&D)과 미래 기술 등에 약 45조원을 투자해 지속 성장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주주 및 시장 관계자를 초청해 'CEO 인베스터데이'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중장기 경영전략과 재무 전략을 발표했다.
우선 현대차는 2022년까지 자동차 부문에서 영업이익률 7%, ROE 9% 달성을 추진한다. 현대차가 구체적인 수익성 목표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 지난해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과 ROE는 각각 2.1%와 1.9%로, 이번에 제시한 목표치는 상당히 공격적이다.
영업이익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대차는 △글로벌 점유율 확대 △원가 구조 및 경영 효율성 개선 △제품 구성 개선 및 브랜드 제고 등에 나선다. 경쟁력 있는 신차를 꾸준히 출시해 미국·중국 등 주력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고 인도 등 신흥국 시장에서 계속 선전하는 한편, 아세안을 비롯한 신규 시장 진출도 확대한다.
아울러 우수한 성능의 신규 플랫폼 적용 및 권역별 생산·판매·수익성 통합 관리로 원가 구조와 경영 효율성을 개선하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제네시스 비중을 확대해 제품 믹스와 브랜드 경쟁력을 함께 높일 계획이다.
ROE 목표 달성을 위해 △수익성 개선 △주주환원 제고 △효율적인 자본 운용 정책 등을 실시한다.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 활동을 전개하고 투자와 주주환원 균형을 맞춰 주주가치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자산 배분과 자금 조달정책을 효율화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2013년 18.6%에 달하던 ROE가 계속 하락해 작년 기준 1.9%까지 떨어졌다.
또 올해부터 2023년까지 R&D와 경상 투자 등에 약 30조6000억원, 모빌리티 및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에 약 14조7000억원 등 총 45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지속 성장 기반을 다지고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게임 체인저'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현대차 2019∼2023년 연평균 투자액은 약 9조원으로, 과거 5개년 연평균 투자액(약 5조7천억원)과 비교하면 58% 이상 늘어난다.
구체적으로 R&D 및 경상 투자 관련 투자액 30조6000억원은 신차 등 상품 경쟁력 확보에 20조3000억원, 시설 장비 유지보수 및 노후 생산설비 개선에 10조3000억원이 각각 쓰인다.
미래 기술 투자액 14조7000억원은 차량 공유 등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에 6조4000억원, 차량 전동화 분야에 3조3000억원, 자율주행 및 커넥티비티 기술에 2조5000억원, 선행 개발 및 전반적 R&D 지원 사업에 2조5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약 14조∼15조원 수준의 필수 유동성을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경영 활동에 필요한 최소 운전자본과 매년 1조원 수준 이상 시장 친화적 배당을 위한 재원 확보, 미래 전략투자 및 신차 라인업 확대를 위한 자금력 유지, 대규모 일회성 비용 발생 가능성이 높은 자동차 산업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 확대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다각적인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통해 약속한 수준 이상의 ROE 달성을 조기에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