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 성장세가 가파른 가운데, 서비스와 인포매틱스 영역이 중심축으로 부상한다. 바이오 신약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이를 지원하는 영역까지 전성기를 맞았다. 두 영역 모두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만큼 성장세에 맞춘 규제개선과 투자로 글로벌 시장 우위 확보가 절실하다.
25일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바이오산업 중 바이오 서비스, 인포매틱스 시장 성장률이 가장 가파르다. 연평균 15%이상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바이오산업 새 패러다임 개화를 주도한다.
바이오 서비스는 의약품위탁생산(CMO), 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 임상시험대행(CRO) 등 의약품 개발과 생산에 필요한 서비스를 총칭한다. 관련 시장 규모는 2017년 447억달러(약 50조원)에서 2023년 916억달러(약 103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5년간 연평균 12.8% 성장세다.
바이오인포매틱스는 유전자 정보 등 바이오 데이터를 분석해 신약 개발을 지원하는 영역이다.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이 대표적이다. 이 시장은 2017년 기준 7억2000만달러(약 8100억원)로 규모가 가장 작다. 하지만 2023년 18억9000만달러(약 2조1194억원)로, 연평균 18%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영역 중 성장세가 가장 가파르다.
두 영역이 급성장하는 것은 최근 바이오 패러다임 변화와 관련 깊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과거 단일 기업이 모든 과정을 수행했던 것에서 철저한 분업화로 효율을 추구하는 추세로 바뀐다. 후보물질 발굴, 임상시험, 생산 등을 전문업체가 대신 수행하면서 비용과 시간을 아낀다.
의약품 개발 역시 불특정 다수 혹은 포괄적인 적응증을 가진 약이 아닌 표적 치료제, 맞춤형 치료제로 진화하면서 데이터 중요성이 강조된다.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인포매틱스 역량이 필수다. NGS 기술 발전과 임상 유효성이 검증되면서 신약 개발 필요조건으로 떠올랐다.
두 영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바이오산업 추세는 우리 기업에 호재다. 바이오 신약 부문은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지만, 두 영역에서는 선두권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MO 영역에서 베링거인겔하임, 론자 등과 글로벌 '톱3'를 구축했다. 생산능력만 놓고 보면 세계 최대 규모(36만 리터)를 확보했다. 제3공장 본격 가동이 예상되는 2020년에는 매출 기준으로도 정상권 도전이 가능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경쟁사 대비 우리 강점은 적은 비용으로 빠른 시간 내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신뢰성 있는 의약품을 생산하는 것”이라면서 “바이오 신약은 오랜 기간과 많은 비용을 수반하지만, CMO 영역은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제조업과 바이오 영역을 결합한 것으로 글로벌 최고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바이오인포메틱스 영역도 세계 수준 유전체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마크로젠, 테라젠이텍스, 디엔에이링크 등은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분석 인프라, 전문인력, 확보 데이터 면에서 동등 수준이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와 대규모 유전체 분석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노하우도 축적했다.
이종은 디엔에이링크 대표는 “바이오인포매틱스는 미래 바이오산업 핵심 인프라인 동시에 IT와 바이오 수준이 높은 우리나라 신성장 동력”이라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더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내 소비자 시장 규제 개선과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 등 투자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주요 바이오 분야 연도별 성장규모(자료: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단위: 십억 달러)>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