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우버경제와 택시요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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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융합산업부 정용철

지난주 북미의료정보관리시스템학회(HIMSS) 취재차 미국 올랜도를 방문했다. 5만명이 찾는 대규모 행사로 도시는 붐볐다. 오후 5시 전시 행사가 끝나자 참관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이들 상당수는 거리로 나와서 스마트폰만 보고 있었다. 그러다 친한 친구라도 만난 것처럼 어떤 한 차를 보더니 서로 이름을 부르며 차에 다가가 올라타고선 유유히 사라져 갔다. '우버' 서비스가 일상화된 것이다.

택시가 주로 정차하던 장소에는 우버 차량으로 넘쳐났다. 택시는 뒤쪽으로 밀려나서 우버를 잡지 못한 승객이라도 태우기 위해 목청 높여 호객 행위를 하고 있었다. 나도 그 무리에 끼여 우버를 불렀다. 3분 만에 차량이 왔고, 숙소까지 차질 없이 도착했다. 내 목적지를 설명하거나 팁은 얼마나 줘야 하는지 머리 굴릴 필요도 없었다. 내가 초행길인 걸 눈치 채고서 길을 돌아서 가면 어쩌나 하는 쓸데없는 걱정도 할 필요가 없었다. 출장 기간 내내 우버가 일상화된 도시를 보면서 서비스 패러다임 변화를 체감했다.

우버는 콘퍼런스 행사장 밖뿐만 아니라 안에도 존재했다. HIMSS 전시장 안에 부스를 꾸며서 '우버 헬스'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몸이 불편한 환자나 왕진 의료진을 위한 서비스다. 휠체어를 이용하거나 이동에 불편을 겪는 환자 대상으로 차량을 개조해 이동을 돕는다. '우버 경제'라 불리는 공유경제 시스템이 헬스케어에도 진입했다.

출장을 마치고 귀국해서 택시에 올랐다. 앉자마자 택시 기사는 인상된 요금을 설명하며 목소리를 높인다. 카카오, 타다 등 차량 공유 서비스 비판과 함께 택시 기사의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평소라면 예의상 맞장구쳐 줬겠지만 하필 우버 경제를 체험한 직후라니. 쉽게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5년 만에 택시요금이 올랐다. 내 월급이 5년 동안 동결됐다고 생각하니 요금 인상이 필요하겠다 싶기는 하다. 그러나 여전히 이용자는 택시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한다. 미국에서 우버는 택시뿐만 아니라 우버 차량끼리도 경쟁한다. 이용자 별점은 자신의 평판이 되고, 기꺼이 베푼 친절은 팁으로 돌아온다. 서비스 혁신은 경쟁에서 나온다는 것을 새삼 더 느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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