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정부, 휴대폰 디스플레이 패널 관세 부과 보류…삼성 등 한시름 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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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인도 구루가온에서 열린 갤럭시 노트9 출시 행사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이 제품을 소개했다.

인도 정부가 휴대폰 핵심부품에 대한 관세를 조기 인상하려던 계획을 업계 요청에 따라 철회했다.

6일 인도 일간 이코노믹타임스와 업계 등에 따르면 인도 정보통신부는 지난 4일 공식 홈페이지에서 휴대폰 디스플레이 패널 관세 인상 고지문을 삭제했다.

이 고지문에는 인도 정부가 2019년 회계연도(2019년 4월부터 2020년 3월) 중에 도입하려던 휴대폰 디스플레이 패널 등에 대한 관세 신규 부과 조치를 두 달 앞당겨 적용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도 정부는 현재 무관세인 휴대폰 디스플레이 패널에 2월 1일부터 10%의 관세를 신규 부과하는 세부 계획을 마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전체 휴대폰 생산비의 25~30%를 차지하는 핵심부품이다. 인도 정부 예고대로 관세가 인상되면 관련 부품 대부분을 수입해 인도에서 조립하는 삼성전자 등 휴대폰 제조업체는 상당한 가격 인상 부담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삼성전자 등은 인도 정부의 애초 방침에 맞춰 내년 4월께 생산을 목표로 현지 휴대폰 디스플레이 패널 설비를 구축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코노믹타임스는 인도 정부가 관련 관세 인상 정책을 내년 4월 1일로 연기하기 위해 첫 번째 조치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같은 업체는 시간을 갖고 현지에 관련 제조공장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삼성전자는 인도 정부의 관세 인상 추진 계획과 관련해 청원서를 보내 조치를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다. 삼성전자는 마누 카푸르 인도 법인 상무 명의로 된 청원서에서 관세 인상이 앞당겨지면 제조 비용 상승으로 인해 인도에서 갤럭시노트9나 S9 같은 플래그십 휴대폰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 등 중국 업체는 물론 인도가전제조사협회(CEAMA)와 인도모바일가전협회(ICEA) 등도 인도 정부에 관세 조기 인상 방침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인도 정부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등 자국 산업 육성정책에 따라 전기·전자 부품 관련 관세 장벽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

무관세였던 휴대폰 완제품 관세는 2017년 7월 10%, 12월 15%, 2018년 2월 20%로 급격히 높아졌다. 휴대폰 주요 부품인 인쇄회로기판(PCBA) 관세도 지난해 10월 0%에서 10%로 인상됐다.

인도 정부는 LCD·LED·OLED 패널 등 TV 주요 부품 관세도 지난해 2월 기존 7.5∼10%에서 15%로 갑자기 인상해 글로벌 업체 현지 TV 생산에 타격을 줬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지 TV 생산을 중단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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