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넷플릭스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첫 자체 제작 드라마 '킹덤'을 공개했다. 킹덤은 조선시대 좀비가 배경인 스릴러 드라마다. 다수의 유명 배우가 출연하며, 동원된 제작진만 1300여명에 이르는 화끈한 투자로 기대를 모았다. 넷플릭스 측은 “킹덤은 한국 시청자에게만 어필하는 콘텐츠가 아니다”라면서 “세계를 겨냥한 야심작”이라고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와 함께 킹덤을 시작으로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 국내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덧붙였다. 세계적인 동영상 업체가 콘텐츠 투자에 앞장선다니 반가운 일이다. 국내 콘텐츠가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해 세계에 나갈 수 있는 기회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이날 관심을 모은 망 사용 대가, 수익 배분율, 투자 규모와 같은 세부 현안에 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면서도 사업 성과에 대해서는 숨기지 않았다. 자세한 수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제시카 리 총괄 부사장은 “한국에 진출한 이후 3년간 큰 성장을 기록했다”면서 “이제 걸음마를 끝냈고, 공을 차거나 달리는 단계에서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고, 앞으로 시장을 더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비용에 대해서는 회피하면서 수익은 챙기겠다는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 산업 생태계를 위한 투자는 다음 문제고, 우선은 비즈니스 잇속부터 챙기겠다는 심산이다.
망 사용 대가와 수익 배분은 비즈니스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부 기업과 단순 거래 문제가 아니다. 국내 콘텐츠 생태계와 관련한 핵심 현안이다. 이를 무시하고 콘텐츠만 만들겠다는 생각은 기업으로서 최소한의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장삿속일 뿐이다. 190개 나라 1억3900만 회원을 확보한 세계 최대 기업이 가입자 수입은 꼬박꼬박 챙기면서 국내 모든 기업이 지불하는 망 사용 대가와 같은 문제를 외면하는 상황을 누가 이해할 수 있겠는가. 책임은 뒷전에 밀어놓고 잿밥에만 관심 있는 기업을 어떻게 평가할지 고민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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