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관리종목 또는 상장폐지 심사 기업의 거래정지 기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또 연구·개발(R&D)이나 대규모 시설투자 등으로 이익 실현까지 시간이 필요한 기업에는 시장 평가나 성장 가능성만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허용한다.
이은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올해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거래소는 앞으로 각 사유별로 거래정지 기간을 축소하거나 정지 없이 거래가 지속되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현재 중요정보공시 및 조회공시 답변 시 30분간 거래가 정지되는데 이를 10뷴~15분으로 단축할 계획이다.
상장요건도 개선한다. 다양한 형태의 기업이 향후 성장 잠재력만으로 상장이 가능하도록 시가총액 요건을 도입한다. 이 본부장은 “상장요건 완화는 코스닥보다 규모가 크고 유가증권시장에 맞는 정체성을 가진 기업을 대상으로 할 것”이라며 “시장 평가가 중요한 만큼 공모가 기반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삼겠다”고 설명했다.
또 거래소는 올해 기업공개(IPO) 공모 규모가 5조원을 넘으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 대기업, 공모리츠 등 IPO 추진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군을 대상으로 사전 상장컨설팅 등 상장유치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폐지 요건도 현실화한다. 매출액 미달 기준을 종전 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시가총액 미달 기준을 종전 5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상향한다. 또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은 확대하고 사업보고서 미제출이나 자본잠식 기업에 대해 이의신청 기회를 보장하기로 했다.
공매도 정보 제공 인프라도 유관기관 등과 협력해 구축한다. 올해 상반기 가동이 목표다. 또 대규모 주식착오 주문으로 시장 충격이 발생할 경우 직권으로 거래를 취소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이 본부장은 “삼성증권과 같은 사고나 한맥증권처럼 회사가 주문 실수로 무너지는 사태가 없도록 하겠다”며 “시장 안정을 위해 거래소가 해당 거래를 직권 취소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