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을 당한 것을 자책하던 80대 남성이 아파트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17일 오후 3시 20분쯤 서울 성북구 한 아파트에서 83살 A 씨가 5층 복도에서 떨어져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A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성북경찰서 관계자는 "성인 남성의 가슴까지 오는 담장 높이를 고려하면 발을 헛디뎌 추락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최근 금융감독원을 사칭한 전화를 받은 후 아파트 앞에서 보이스피싱 사기 일당에게 600만 원을 전달했다.
뒤늦게 사기당한 사실을 알게 된 A 씨는 아파트 관계자에게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부탁했으나, A 씨가 돈을 전달한 곳이 CCTV 사각지대라 범인은 끝내 잡지 못했다.
A 씨는 사망 직전까지 자책하며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아내와 함께 살고 있었으며 형편이 넉넉하진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관계자는 "A 씨가 가끔 아파트 앞에 버려진 폐가구를 가져가곤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사기가 사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