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신년회견]고용지표 부진 아쉬워…정책기조 유지하며 양과 질 높이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가장 힘들고 아쉬운 점으로 지난해 고용지표가 부진하고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점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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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고용지표 부진이 가장 아쉽고 아픈 점이고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새해 우리 정부의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 정책 기조가 잘못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보완할 점을 충분히 보완해 고용지표에 있어서도 작년하고는 다른 훨씬 더 늘어난 모습, 그래서 고용의 양과 질을 함께 높이는 그런 한 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고용이 나쁘니 정부가 할 말이 없게 됐지만, 그와 함께 많은 긍정적인 여러 가지 효과는 있었다”고 강조했다. 전반적으로 가계소득이 높아지고, 고용보험 가입자가 대폭 늘었다거나 청년고용도 개선되는 부분은 긍정 지표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전체적으로 일자리가 기대만큼 늘지 못했기 때문에 국민이 체감하는 고용은 여전히 어렵다고 보고, 이것을 극복해내는 게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전면적 정책 궤도 수정보다는 충분한 보완에 무게를 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저임금에 대한 발언은 완전히 달라졌다. 1년 전에는 최저임금 인상이 궁극적으로는 일자리를 늘릴 것이라고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는데,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사업자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확대한다는 뜻을 표명했다.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영향에 관한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부작용이라고 비판받는 측면을 문 대통령이 먼저 거론하고 대책 마련에 힘쓰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고용지표 악화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라는 의견에 수긍하면서도 생산인구 감소와 경기침체 등 구조적 문제도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고용지표 악화 혐의가 최저임금 인상에 있다고 많이 생각하는데, 그 효과도 일부 있었으리라 생각한다”라며 “특히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그렇다”라고 말했다.

제조업 부진도 꼽았다. 국내 제조업이 오랫동안 부진을 겪고 구조조정도 일어나면서 지속적으로 일자리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제조업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으니 제조업을 둘러싼 여러 서비스산업도 함께 어려워지는 현상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는 우리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지원하는 여러 가지 많은 특별 대책을 마련했지만, 제조업을 다시 혁신해서 경쟁력을 높이는 부분에 대해서도 못지않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조건적 노동조건 향상이 아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부분도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노동자의 삶 향상은 우리 경제가 함께 살아나는 과정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노동자 임금이 올라가는 것이 그 자체로선 좋지만, 그것이 다른 경제 부분에 영향을 미쳐 오히려 우리 경제가 어려워진다면 종국엔 노동자조차 일자리가 충분치 않게 되고, 노동자의 고통으로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조건 향상을 얼마나 사회가 받아들이느냐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하고, 그런 점에서 노동계가 열린 마음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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