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롱텀에벌루션(LTE) 통신망에서 도청과 통신 서비스 중단 등을 야기하는 보안 취약점 51건을 발견했다. 5G 통신망에도 LTE 코어 네트워크망을 사용해 해당 취약점에 대한 위협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취약점을 통신사 등에 공개했으며 보안 패치를 진행 중이다.
7일 김용대 KAIST 교수연구팀(김홍일·이지호·이은규)은 LTE 통신망에서 발생가능한 치명적 취약점 51개 등을 담은 논문을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 보안 및 프라이버시 심포지엄'에서 공개했다. 연구진은 'LTE 퍼즈(Fuzz)'를 이용한 취약점 검증 도구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코어망과 단말기 모뎀 칩을 대상으로 규칙을 지키지 않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들 통신망이 제대로 처리하는지 확인하는 '퍼징' 방식을 활용했다. 퍼징(Fuzzing)은 취약점을 발견하기 위한 보안 점검 기술이다. 위협 연구자는 무작위 데이터를 인터페이스나 프로그램에 입력 후 충돌, 코드 어서션(code assertion) 오류, 잠재적 메모리 유출 등 이벤트를 확인한다.
51개 취약점은 특정 스마트폰에서 도청뿐 아니라 서비스 중단 등을 야기한다. △기지국 리소스 삭제 △단말기 네트워크 연결 차단 △통신 서비스 중단 △문자메시지(SMS) 피싱 공격까지 가능하다. 논문에 따르면 LG전자 G2, 삼성전자 갤럭시 S4·S5 등 퀄컴 칩을 사용하는 기기에서 암호화 통신 무효화가 가능해 도청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용대 교수는 “해당 문제가 퀄컴 칩 취약점인지 제조사 실수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도청 구현 난이도가 높을 뿐 아니라 최신 기기에는 적용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국내 통신사 두 곳과 상용 모바일 장비에서 취약점을 발견했다. △보호되지 않는 제어 영역 △조작된 요청에 대한 잘못된 처리 △무결성이 보호되지 않은 메시지 잘못된 처리 △재생된 메시지 부적절 처리 △필수 보안 과정 우회 등으로 분류했다.
연구진은 “단일 모바일 통신사 내에서 두 개 코어 네트워크 요소가 서로 다른 취약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LTE망뿐 아니라 5G망에도 위협이 지속된다. 5G에서 사용하는 코어 네트워크가 LTE망과 같기 때문이다. 현재 발견된 취약점 등 패치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초 연결사회를 구현 바탕이 되는 5G망 중단사태까지 예견 가능하다.
김 교수는 “취약점을 찾는 도구를 개발하기 어려워 해커 등이 쉽게 악용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도구를 이용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