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달 탐사선 '창어 4호'가 3일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뒷면에 인류 최초로 착륙했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중국 쓰촨성 시창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 3호 로켓에 실려 발사된 창어 4호는 이날 오전 10시 26분(현지시간) 달 뒷면 동경 177.6도, 남위 45.5도 부근 예정된 지점인 남극 근처에 착륙했다. 창어 4호의 목표 착륙 지점은 달 뒷면 남극 근처에 있는 폭 186㎞ 폰 카르만 크레이터다.
창어 4호는 이날 중국 통신 중계 위성 '췌차오(오작교)'를 통해 처음으로 달 뒷면 사진을 보내 달 뒷면 모습을 공개했다.
중국 CCTV는 “이번 임무는 인류에 의한 첫 달 뒷면 착륙이자 처음으로 달 뒷면과 지구 간 통신이 이뤄진 것으로 인류 달 탐사에 있어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창어 3호는 2013년 달 앞면에 착륙했다. 이로써 중국은 세계 최초로 달 전면과 뒷면에 모두 착륙한 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12일 달 궤도에 진입한 창어 4호는 두 차례 궤도 조정을 거친 후 30일 예정된 착륙 준비 궤도에 진입했다. 이달 3일 또는 4일 착륙이 예상됐다.
창어 4호가 착륙에 성공함에 따라 착륙선 안에 들어있는 무인 로봇 탐사차(로버)가 탐사 활동에 돌입한다.
탐사차는 달 뒷면 남극 근처 지형을 관찰하고 달 표면 토양과 광물을 분석하는 것은 물론 천문 관측, 중성자 방사선 탐지, 밀폐 공간 내 식물 재배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이러한 과학 활동에는 중국 내 28개 대학은 물론 네덜란드, 독일, 스웨덴, 사우디아라비아 등 과학자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임무가 성공한다면 비록 특정 분야이기는 하지만 중국이 그간 맹렬히 뒤쫓던 미국과 러시아를 처음 제치게 된다는 점에서 중국의 '우주 굴기'를 상징하는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래융합연구부 박사는 “중국이 직접 통신 불가능, 착륙이 어려운 지형 요소 등을 이겨내고 달 뒷면 착륙에 성공한 것은 아주 큰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뒤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세계 첫 타이틀을 거머쥐는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그간 유·무인을 막론하고 달 뒷면에 착륙하려는 시도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지구와 달 뒷면과의 직접적인 통신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착륙선이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뒷면으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지구와 교신이 끊어진다.
중국은 지난 5월 통신 중계 위성 '췌차오'를 쏘아 올리는 방식으로 기술 난제를 극복했다. 췌차오 위성은 달 뒷면과 지구를 동시에 바라보면서 양측 간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울러 달 뒷면이 달 앞면보다 운석 충돌구(크레이터)가 훨씬 더 많아 지형이 복잡하다는 점도 탐사선 착륙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창어 4호는 산처럼 돌출한 지형과 충돌을 막고자 수직에 가까운 궤도로 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나아가 2020년까지 창어 5호를 발사해 달 표면을 탐사하고 샘플을 채취한 후 탐사차와 착륙선을 모두 지구로 귀환시키는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동취재 최호기자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